
역사에 관심 없는 사람에게도 유명한 로마 황제라면 누가 있을까?
워낙 슈퍼스타가 많은 로마 황제들이지만, 그래도 역시 많은 사람들은 이 사람,
네로 클라우디우스 카이사르 드루수스 게르마니쿠스, 네로 황제를 꼽을 것이다.
오늘 리뷰할 소설은 네로와 로마 대화재, 그리고 그리스도교 박해에 관한 이야기이며,
그리고 그 안에서 피어난 한 로마 귀족과 그리스도교도 처녀의 사랑에 관한 이야기이다.
노벨 문학상을 받은
폴란드의 거장, 헨리크 시엔키에비치의 소설 <쿠오 바디스>를 오늘은 리뷰하겠다.
오늘도 길어질 예정이니 긴 글 안 읽는 장삐는 죽 내려서 추천이나 꾹~
그런데 잠깐만,
본격적으로 이야기에 들어가기 전에,
먼저 이 인물에 대한 소개가 필요하다.

그의 이름은 페트로니우스.
네로 황제 시절의 권신이며, 본작의 주인공 '마르쿠스 비니키우스'의 외삼촌이다.
그는 탐미주의자이다. 아름다운 예술을 사랑하고, 언어의 예술인 수사법을 사랑한다.
그러나 당대의 황제 네로는 예술가들을 질투하고 죽이려 들던 사이코.
그렇다면 페트로니우스는 어떻게 네로의 총애를 받는 권신이 되었을까?
바로 훌륭한 수사법을 활용한 후빨을 존나 잘했기 때문이다.

"아아~ 나의 시 낭송을 들으라. 불타는 트로이여~ 내 어머니의 요람이여~"

(후빨할 기회다!)
"와와 너무 멋진 시입니다!! 소름이 돋았습니다!! 신은 눈물을 흘렸습니다!!"

(실망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음, 평범한데요. 그냥 태워버리시죠?"

(아니 저 인간이 드디어 미쳤나?)
"뭐뭣,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소!! 저렇게 멋진 시를 두고!!"

"어휴, 문외한들은 이래서 안된다니까. 폐하. 이 아첨꾼들의 말을 믿지 마십시오."
"호메로스가 이런 시를 썼다면 저는 그를 희대의 천재라 치켜세웠을 겁니다."
"베르길리우스나 오비디우스의 시라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폐하의 시로서 이 시는 쓰레기입니다."
"너무 재능에 취하셔서 나태해지신 것 아닙니까? 폐하께서 가지신 시의 재능은 고작 이 정도가 아닙니다."

(똥꼬 벌렁벌렁... 헤으으응...)
"그, 그런가? 그러고 보니 그 말이 옳군! 내 재능에 비해 이 시는 너무 보잘것없어."
"안 되겠다. 그대의 말대로 이 시는 그냥 태워버리도록 하겠다."
"잠까아안!"

"안됩니다! 물론 그 시는 폐하의 재능과 위명에 걸맞지 않는 시입니다."
"하지만 저 개인이 느끼기엔 너무도 아름다운 시입니다. 그걸 태울 순 없습니다!"
"대신 제게 주십시오. 제가 폐하의 위명에 누가 되지 않게 혼자 감상하겠습니다!"

(헉, 허어억...! 뷰릇뷰릇...!)
"어흐흑, 그대만이 오직 내 예술을 알아봐 주는구나. 나는 참 좋은 친구를 두었다."

(와... 후빨의 보법이 다르네...)
이와 같이 페트로니우스는 "아첨꾼들과 달리 냉정하게 시를 비판해주는 진짜 예술가"(그렇지만 내 시를 몹시 좋아하는) 포지션을 손에 넣는다.
실제 문학적 지식이 출중했기에 저 전문적 후빨은 흉내내려 해도 흉내낼 수 없는 영역.
그렇게 당근과 채찍을 이용해 신의 수준으로 후빨을 해내며 자칭 예술가 네로를 함락시킨 것이다.

"아 붉은 수염(네로의 별명) 그 돼지 새끼 비위 맞춰주기 역겹네."
"오늘은 잘생기고 몸 좋은 알파메일 조카 비니키우스가 소아시아의 전장에서 돌아오는 날이지?"
(아름다운 걸 좋아하는 양반이라 잘생긴 조카를 좋아함, 농담이 아니라 진짜로 조카가 잘생겨서 아끼는 거임)
"어서 오너라. 조카야. 뭔가 재미있는 일은 없었니?"

"말도 마십쇼. 삼촌. 로마로 오는 길에 저의 여신을 만났습니다."
"이민족의 공주 출신인데, 이름은 '리기아'입니다. 전쟁에서 패해 로마에 볼모로 잡혀왔다 하더군요."
"현재는 아울루스 플라우티우스 장군 집의 수양딸인데, 장군의 집에 묵던 저를 상냥히 대해주었습니다."
"아무튼 그녀를 데려오고 싶습니다. 제우스가 이오에게 했듯이 구름으로 꽁꽁 싸매 납치해갈 작정입니다."
만난지 얼마 안 된 썸녀를 납치해서 결혼하고 싶다는 쌉테토남 기가채드 비니키우스.
당연히 현명한 페트로니우스는 생각 없는 조카의 계획을 반대했다.

"야이 대장장이에게 예절을 배운 녀석아. 네 잘생긴 얼굴로 못 꼬실 여자가 없는데 왜 그런 문제를 일으키냐."
"가만 있어 봐라. 내가 네로에게 한 마디만 하면 그 여자는 다음날 네 침실에 대령해 있을 거다."
음???
페트로니우스의 의견도 결국 여자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는 건 비슷해 보이지만,
이 사람은 어쨌든 여자를 데려다가 조카의 침대에 넣으면 함락될 거라 생각했나 보다.
실제로 이 시점에서 여주인공 리기아는 잘생긴 비니키우스에게 반해 있었으니 틀린 생각은 아니었다.
그러나 문제는 여주인공 리기아가 혼전순결을 지키는 그리스도교인이었다는 것.
처음엔 비니키우스에게 호감을 갖고 있던 리기아도, 연회장에서 그에게 덮쳐질 뻔 하자 놀라서 도망치게 된다.

"아이고 머리야... 어제 너무 취해서 껄떡댔나? 아무튼 오늘은 반드시 그녀를 따먹..."
"...어? 리기아가 없잖아?"
그렇지만 페트로니우스와 비니키우스는 모두 로마의 명문가 출신.
둘이 로마 시내에 데리고 있는 노예만 합쳐도 수백명이 넘는다.
도망친 여자 하나를 찾는 건 손쉬운 일이다. 둘은 그렇게 생각했지만...
그럼에도 도망친 리기아는 로마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왜냐하면 같은 그리스도교도들이 리기아를 숨겨주고 있었기 때문에.
원래 박해를 피해 숨는 것이 일상인 그들은 대대적인 수색에도 불구하고 리기아를 꼭꼭 숨겨낸다.
일이 이렇게 되자 비니키우스는 점점 피폐해져 간다.
로마 방방곡곡을 뒤지며 리기아를 찾으려 하지만 찾아내지 못하고,
여자 하나 때문에 잘생긴 조카가 피폐해지는 모습이 보기 안쓰러웠던 페트로니우스는,
사람을 잘 찾아내는 사람을 수소문하고 그에게 돈을 주어 결국 리기아를 찾아내게 된다.

"드디어 찾았다 내 사랑! 이번에는 절대 안 놓쳐!"
"우르르 몰려다니면 들킬까봐 혼자 왔지만... 나는 로마의 살인병기 군인!"
"여자 하나 납치해서 들고 가는 건 한 팔로도 충분하다고!"

"??? 우르수스 세다. 너 죽인다."
(이민족 출신 전사 우르수스. 리기아를 어렸을 적부터 호위하던 충신)
(성난 수소의 뿔을 잡아 모가지를 비틀어버린 전적 있음. 헤라클레스의 화신 소리 들음)

"오시발 잠깐만 이거 좆됐..."

"잠깐, 죽이지 마! 그분을 죽이면 안 돼!"
그러나 그리스도교인었기에, 또한 비니키우스를 사랑하는 마음이 남아있던 리기아는,
우르수스가 비니키우스를 해치려는 걸 가로막는다.
그리고 우르수스가 부러뜨린 비니키우스의 팔이 나을 때까지 성심성의껏 간호한다.
납치하려던 여자에게 도리어 구해진 비니키우스는 그 사실에 부끄러워하면서도,
리기아가 자신을 죽이지 않고 살리려 했다는 사실에 한 줄기 희망을 품는다.

"아이고 팔이야... 왜 날 구한 거요? 내가 지금까지 그대를 오랫동안 괴롭혔는데."
"솔직히 말해서 나 때문에 온갖 고생을 다 했을 텐데. 내가 밉지 않소?"

"예수님이라면 그렇게 하셨을 테니까요."
"오해하지 마세요. 전 당신을 미워하진 않아요."

"...사실 나도 당신을 쫓아다니며 그리스도교인들의 가르침을 들은 적이 있소."
"원수를 용서하라던가. 솔직히 나로서는 잘 이해가 가지 않는 가르침이더군."
"그렇지만 만약 내가 그리스도교를 믿는다고 약속하면 당신은 날 사랑해 줄 거요?"

"당신이 진심으로 그분을 믿고 그분의 가르침을 따른다면요."
"당신이 세례를 받는다면 정식으로 부부가 되어 서로 사랑할 수 있을 거예요."
이렇게 그리스도교인이 된 비니키우스.
처음에는 그저 리기아의 환심을 사기 위해 그리스도교를 받아들인 것이다.
그러나 사랑의 가르침, 용서의 가르침은 분명히 이 오만한 청년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는 사도 베드로와 사도 바울(바오로)을 만나고 그들과 대화를 나누며,
점점 더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감화되어 외삼촌 페트로니우스에게 가르침을 전파하기에 이른다.

"뭐라고? 그 아가씨한테 되려 감화돼서 망나니같던 네가 개종까지 했단 말이냐? 그것참..."
"아무튼 축하한다. 네가 행복해 보이니 나도 기쁘구나. 그게 네 행복이라면 더 말은 않겠다."
"하지만 개종은... 흠. 나도 그들의 가르침은 흥미롭게 생각한다. 바울이라는 자는 정말 말을 잘하더군."
"그래도 나는 아니다. 그리스도교의 가르침은 도무지 나와는 맞지 않아."
"그보다 문제가 있다. 로마에 불이 났어. 내 생각에는 네로가 사주한 일 같다."
"진짜 문제는 저 붉은 수염이 시민들의 분노의 화살을 그리스도교도들에게 돌리려 한다는 거지."

"시민들이 날 욕한다고? 아, 내 불타는 예술을 이해하지 못하는 멍청한 것들...!"
"그러고 보니 그리스도교인들이 요새 문제라지. 내 생각에 그것들이 로마에 불 지른 것 같다. 안 그래?"

(이건 뭔 병신같은...)
"하하 그렇습니다. 역시 폐하의 혜안!! 그놈들을 잡아다 족치면 되겠군요!!"
"잠시만. 제정신입니까?"

"뭔 애먼 그리스도인들을 잡아 족칩니까. 폐하께서 예술 때문에 한 건데."
"예술 다 좋은데 구질구질하게 남한테 떠넘기진 맙시다. 제발 좀. 그건 너무 추해요."

(뭐야? 저 양반은 또 왜 저래?)
(잘은 모르겠지만 기회다. 저 새끼 제낄 기회!)
"아니 어떻게 폐하 탓을 할 수 있소? 그러고 보니 당신 조카가 그리스도교인이라던데, 그래서 그들을 옹호하는군!"

"아, 내 친구여. 어찌 내게 이런 실망감을 줄 수 있는가?"
"그대는 항상 내 편을 들어줄 줄 알았는데. 참으로 실망이군."
페트로니우스는 비니키우스가 완전히 그리스도교인으로 감화됨을 깨닫고,
어떻게든 웅변으로 네로를 구워삶아 그들에 대한 핍박을 막으려 노력하지만,
시민들의 분노가 자신에게 가해지는 걸 두려워한 네로는 페트로니우스의 말에 넘어가지 않는다.
오히려 그리스도교인들을 잡아들이고는 대형 경기장에서 처형하기 시작한다.

처형은 로마인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일종의 쇼처럼 화려하게 진행됐다.
사자에게 물어뜯기며, 단체로 송진을 발라 화려한 불쇼를 보여준다던지.
시민의 불만은 경기장의 그리스도교인들에게 몰려, 집단의 광기가 처형식 속에서 더욱 깊은 광기로 물들었다.
그리고 그 속에는 당연히 비니키우스의 연인 리기아도 있었다.

리기아는 들소에 묶여 찢겨 죽을 위기에 처한다.
이렇듯 그리스도교인들의 죽음은 경기장의 볼거리로 전락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비니키우스의 마음이 찢어지는 것은 당연지사.

"오, 주여... 저를 도우소서. 불쌍한 리기아를 도우소서."
"제 목숨을 가져가셔도 좋습니다. 불쌍한 제 아내만은 부디...!"
그러나 비니키우스는 압제에 항거하지 않는다.
원래의 그였다면 적들과 끝까지 싸우다 죽음을 맞이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그리스도의 가르침대로, 원수들의 핍박을 받아들이며,
대신 그의 그리스도에게 기도하며 자비를 구했다.
그리고 마침내 기적은 일어난다.

"우워어어어! 들소 죽인다! 우리 공주님 구한다!"

바로 이 장면이 작품의 클라이맥스.
그리스도교인으로 함께 붙잡혀 온 장사 우르수스는 그대로 들소의 목을 꺾어버린다.
그러고는 리기아를 들소의 등에서 무사히 구해낸다.
그야말로 믿음의 보답으로 그들에게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이런 개쩌는 볼거리를 보고서 환호한 로마인들.
그들은 거인이 이겼으니 저 여자를 죽이지 말라고 주장한다.

로마 검투장의 룰이 그렇듯이 훌륭한 볼거리를 제공한 이에겐 자유를 주는 것이 그들에겐 당연한 일이니까.
민심의 눈치를 본 네로는 어쩔 수 없이 리기아만은 예외로 두고서 살려주기로 결정한다.
그렇게 리기아와 비니키우스는 박해를 피해 시칠리아로 피신해서 그곳에서 행복하게 살게 된다.
해피엔딩.

"아이고 잘됐구나 잘됐어.
하지만 난 네로의 눈밖에 났으니 해피엔딩을 맞긴 힘들겠지."
"곧 반란이 일어나서 네로도 나락을 갈 것 같지만, 네로에게 아첨하며 살다 편을 바꿔 살아남는 건 너무 추해."
"나는 내 미학에 따라 깔끔하게 유서 남기고 사랑하는 애인과 죽으련다."
"네로에게 - 이제야 말하는 건데 너가 쓴 시들 다 좆같았단다. 제발 폭군답게 폭정만 해라. 좆같은 시를 쓰면서 예술 모독하지 말고."

"이, 이 씨빨련아아아아아아!!!"
"지금까지 그게 다 아첨이었다고!!! 내 얼마나 네 후빨을 높이 샀는데!!!"
결국 로마엔 갈바 장군에 의해 반란이 일어나고,
네로는 페트로니우스의 후빨이 진심이 아니었음을 알고서 절규하며,
분노한 민중을 피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마치며.
이 작품, <쿠오 바디스>는 꽤나 단순한 플롯을 가지고 있다.
흔한 종교 소설이 그렇듯 오만한 세속적 남성이 종교의 가르침에 감화되어 변화된다는,
어찌 보면 뻔하다고도 생각할 수 있는 내용의 작품이다.
하지만 <쿠오 바디스>가 그런 단순한 종교 소설이었다면 헨리크 시엔키에비치는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 작품은 서양 문화의 커다란 두 가지 뿌리, 헬레니즘과 헤브라이즘을 아름답게 묘사해낸다.

헬레니즘으로 대표되는 대표적인 인물은 단연코 페트로니우스다.
그는 아름다움을 숭상한다. 죽는 순간마저 자신의 미학을 잃지 않는다.
수사학을 사랑하고, 그리스와 로마 신들의 아름다움을 사랑한다.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옳다고 생각하면서도 자신의 미학에 어울리지 않기에 그것을 거절한다.
종교 소설에서 작품의 주요 인물이 끝까지 종교를 부인하고서 자신의 신념대로 죽는 모습은,
여타 종교 소설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모습이다.
이런 그리스 - 로마 문화의 아름다움의 대한 숭상은 작품 전반에 드러난다.
페트로니우스를 비롯한 작중의 지식인들은 호메로스의 일리아스나 오디세이아,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를 인용하며 말한다.
그들은 맹세할 때마다 파포스의 여신(아프로디테를 의미)의 허리띠에 맹세하거나 카리스(세 아름다운 여신)의 여신의 흰 무릎에 맹세한다.
이렇듯 그리스 로마의 문화에 대한 레퍼런스와 모티프는 작품 곳곳을 방대한 각주로 채워나가며,
작가인 헨리크 시엔키에비치가 얼마나 그리스 로마 문화에 사랑과 애정을 가지고 있는지를 엿볼 수 있는 요소가 된다.
이런 작품의 분위기는 종교 소설이라기보다는 차라리 역사 소설에 가까운 점이다.
그렇다면 이 작품은 종교 소설로서의 가치가 떨어지는가?
당연히 그것도 아니다.
이 작품은 오히려 다른 어떤 소설보다도 그리스도교를 변호한다.
현대의 독자들은 그리스도교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많고,
기독교인인 필자 또한 눈살이 찌푸려지는 일들이 기독교에 있음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 작품은 사랑을 말한다.
왜 사람이 서로를 사랑해야 하는지를 말하고, 사랑과 용서의 가르침이 왜 아름다운지를 보여준다.
페트로니우스는 그리스도교의 가르침을 결코 따르지 않지만, 그들을 인정한다.
왜 사람들은 선한 일을 하기보다 악한 일을 하기가 쉬움에도, 왜 악한 일에 눈을 찌푸릴까?
왜 악한 이들은 선한 이들을 비웃으면서도 마음속으로는 그것에 경외심을 품을까?
이에 대해서는 선과 악에 대해 말한 수많은 이들의 철학적 해석이 뒤따르겠지만,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탐미주의자 페트로니우스는 이렇게 말한다.
그것이 아름답기 때문에.
사람들은 본질적으로 악이 추하고 선이 아름답다 생각하기 때문에.
저 폭군 독재자 네로조차도 더럽고 추잡한 악행을 저지르면서도 남들의 눈치를 남몰래 살피는
그것이 아름답지 않은 일임을 본능적으로 스스로 그들 모두가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악이란 추하고 선이란 아름답다.
그렇기에 페트로니우스는 오로지 선한 가르침만을 말하는 그리스도교를 인정한다.
그리고 사랑하는 조카의 행복을 빌며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Domine quo vadis? (도미네 쿠오 바디스?)
작품의 제목이기도 한 이 유명한 라틴어 경구는 "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 라는 뜻이다.
이 문장은 카톨릭교도라면 모두 알고 있는, 그리고 개신교도들도 아는 사람이 많은 유명한 일화에서 나온다.
비니키우스와 리기아가 그랬듯이, 많은 그리스도교인들이 핍박을 비해 로마를 피신했다.
그리고 당대 로마 교회의 지도자였던 사도 베드로 또한 마찬가지였다.
핍박을 피해 로마를 떠나가던 베드로는, 떠나던 길에 예수 그리스도의 환상을 본다.
"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

"나는 다시 십자가에 못 박히러 로마로 간다."
(네가 성도들을 두고 도망치니, 내가 그곳에 가서 죽어야겠다)
베드로는 그 환상을 보고서 부끄러움을 느끼며,
로마를 떠나지 못한 성도들을 지키러 로마로 간다.
그리고 그의 믿음에 따라 순교(믿음을 위해 죽음)한다.
이런 죽음은 현대의 독자들에겐 미련하고 또 이해하기 어려운 광신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의 신념을 위하여 목숨을 버리는 일이 과연 비웃음을 살 일일까?
하물며 그것이 사랑과 용서의 가르침을 전파하기 위한 일이라면,
그 아름다운 가르침을 위해 목숨을 버리는 것이 그렇게도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겠는가?
그것을 판단하는 것은 당신의 일이겠지.

다 읽었으면 열심히 썼으니 개추좀
지루해서 내렸으면 ㅈㅅ 개추나 누르고 가
글 안 읽는 장삐를 위한 세줄 요약:
로마 대화재와 기독교 박해를 배경으로 한 남녀의 사랑 얘기.
종교인이라면 필히 추천할 만한 책.
비종교인이라도 로마와 네로 황제의 역사 소설로 읽기 충분히 재미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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