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미래연구원에서 이번에
「석유화학 산업의 구조적 전환과 한국의 미래전략」이라는 보고서가 나왔는데
「석유화학 산업의 구조적 전환과 한국의 미래전략」
이라는 보고서가 나왔는데
내용 정리함

결론부터 말하면
지금 한국 석유화학이 힘든 건 단순 불황이 아니라
그동안 돈 벌던 방식 자체의 수명을 다해가고 있는중..


한국 석유화학이 과거에 돈을 벌던 공식은 굉장히 단순했음
대형 NCC 돌림 → 범용제품 존나 생산함 → 중국에 수출함
중국이 산업화하면서 플라스틱부터 화학제품까지 미친 듯이 필요했으니까
한국 입장에서는 공장을 크게 지어서 중국에 갖다 팔면 됐음
그래서 한국은 일본하고 비슷하게 원료 대부분을 수입하고
비싼
나프타 기반 NCC
를 쓰면서도
중국이라는 거대한 수요처 덕분에
생산능력을 계속 늘릴 수 있었음

근데 문제는 이제
중국이 더 이상 한국 물건을 예전만큼 안 산다는 거
중국이 지난 수년 동안 석유화학 공장을 존나게 지으면서
단순히 자급률만 올라간 게 아니라
일부 범용제품은 오히려 수출하는 쪽으로 바뀌기 시작
예전에는
중국 공장 늘어남 → 중국 제조업 성장 → 한국 석화 수출 증가
였는데
지금은
중국 공장 늘어남 → 한국 제품 필요 없어짐 → 중국산 제품까지 해외로 나옴
이 구조가 된 거임

또 골때리는 게
원가경쟁력
임
미국은 셰일가스에서 나오는
값싼 에탄으로
ECC
를 돌리고
중동도 싼 에탄과 원유를 가지고 있음
반면 한국은 원료를 수입해서
나프타 → NCC → 에틸렌·프로필렌 → 범용제품
이런 식으로 만들어야 함
쉽게 말해서
똑같은 범용 플라스틱 원료를 만드는데
미국·중동은 재료부터 싼데
한국은 비싼 재료 사와서 만들어야 한다는 거
거기에 중국까지 대규모 증설과 저원가 생산을 확대하면서
현재 글로벌 범용 석유화학 시장은 사실상
미국 + 중동 + 중국의 저원가 생산자들 사이에서
한국이 끼어서 가격싸움하는 구조
가 되어버림


석유화학 자체가 망하는 산업이라는 얘기는 아니긴함
플라스틱이나 화학소재 수요 자체는 앞으로도 존재함
문제는
한국이 지금까지 만들던 제품을
지금까지 쓰던 방식으로
지금까지 팔던 시장에 파는 게 어려워졌다는 거
그래서 보고서도 지금 상황을 단순한 업황 침체가 아니라
성숙산업의 구조적 전환
이라고 봄
경기 좀 좋아지고 마진 올라오면
다시 옛날처럼 돌아가는 문제가 아니라는 거

그럼 다른 나라는 어떻게 하고 있냐
일단
중국
중국은 애초에 게임 방식 자체가 다름
거대한 내수시장 + 국가 주도 투자로
일단 생산능력을 존나 키워서 자급률을 높였고
이제는 노후설비를 정리하면서
고급화·디지털화·친환경 쪽으로 올라가는 중임
미국
은 셰일가스라는 치트키가 있음
싸구려 에탄 + 걸프만 생산·물류 인프라 덕분에
범용제품에서도 원가경쟁력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고부가·저탄소 투자까지 할 수 있음

반면
일본
은 한국 입장에서 꽤 참고할 만함
일본도 나프타 기반이고 원료가 비싼 데다
미국·중동하고 범용제품 가격싸움하기 어려움
그래서 비교적 일찍 설비를 합리화하고
자동차·전자·반도체 같은 자국 제조업과 붙어서
고기능 소재
특수화학
스페셜티
쪽으로 이동했음
EU
는 또 방식이 다름
생산원가는 높은 대신
탄소규제
재활용
재생원료
제품규격
환경규제
같은 걸 통해
시장 룰 자체를 자기들이 만드는 전략
을 쓰고 있음


결국 한국은
중국처럼 거대한 내수시장과 국가 자본으로 물량을 밀 수도 없고
미국처럼 땅에서 값싼 에탄이 펑펑 나오는 것도 아니고
EU처럼 세계 시장 규제를 자기 마음대로 설계할 정도의 힘도 없음
그래서 보고서 결론도
어느 한 나라 모델을 그대로 따라가는 게 아니라
한국 조건에 맞게 여러 전략을 섞어야 한다
는 쪽임

그래서 일단 제일 먼저 해야 하는 게 공장 구조조정임
현재처럼 모든 NCC를 유지해놓고
“언젠가 업황 좋아지겠지”
하고 버티면
공급과잉
↓
마진 하락
↓
수익성 악화
↓
투자여력 감소
↓
고부가 전환 못함
↓
경쟁력 추가 하락
이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는 거임


그래서 보고서가 얘기하는 것도
NCC를 무조건 몇 %씩 다 자르자는 게 아니라
감축할 설비
/전환할 설비/
전략적으로 유지할 설비
를 구분하자는 거임
그리고 가능한 곳은
정유 + 석유화학 공정을 더 강하게 통합해서 원가를 낮추고
살아남은 공장에서는 범용제품만 계속 뽑는 게 아니라
고부가 제품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야 함

여기서 한국이 가진 제일 큰 카드가 하나 있음
바로
반도체,
배터리,
자동차,
전기,전자,
디스플레이
같은 세계적인 전방산업이 국내에 있다는 거임

그러니까 중국이랑 똑같은 범용 플라스틱 만들어서
몇십 원 싸게 파는 경쟁을 하는 것보다
반도체 패키징 소재
배터리용 고기능 소재
자동차 경량화 소재
전자·디스플레이용 고성능 폴리머
같은 식으로
한국 제조업의 강한 전방산업에 붙어서 위로 올라가야 한다는 거임

근데 여기서 보고서가 꽤 중요한 지적을 하나 함
“고부가 제품 개발하겠습니다”
하고 R&D비만 뿌린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는 거
반도체나 배터리 소재는
연구실에서 개발했다고
바로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사주는 게 아님

실제로는
R&D
↓
실증
↓
고객사 테스트
↓
국제인증
↓
양산 검증
↓
초기 납품
↓
실제 매출
이 과정을 다 넘어야 함
그래서 정부 지원도
“기술 개발 성공했습니다”
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실제로 고객사가 사고 매출이 발생하는 단계까지 연결해야 한다
는 게 보고서의 제안임

이게 꽤 중요한 이유가
한국 산업정책 보면 항상
초격차 기술개발,
핵심소재 국산화,
R&D 몇천억 투자
까지는 잘 나오는데
정작
“그래서 누가 사주는데?”
에서 막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임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원료 자체도 바꿔야 함
앞으로 재생 플라스틱이나 바이오 원료 사용 비중이 커지면
화학회사 하나가 기술 개발했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님
폐자원 수집
↓
선별
↓
전처리
↓
재생원료 생산
↓
석화 공정 투입
이 공급망 전체가 있어야 함
그래서 보고서도
재생·바이오 원료 공급망을 만들고
품질표준
재생원료 인증
추적성 제도
같은 것까지 같이 구축해야 한다고 봄
근데 구조조정하면 또 존나 큰 문제가 생김
여수·울산·대산은 어떡하냐는 거임

석유화학은 공장 하나 문 닫고 회사 직원 몇백 명 문제로 끝나는 산업이 아님
공장 하나가 줄어들면
협력업체
정비업체
항만
물류
지역 상권
지방세
고용
까지 전부 연결돼 있음
그래서 구조조정을 하더라도
그냥 사람들한테 돈 조금 주고
재교육 몇 시간 시키고 끝낼 게 아니라


기존 석유화학의
공정운전,
설비,
안전,
환경
숙련인력을
고부가 소재,
재생원료,
저탄소 공정,
신규 전환산업
쪽으로 실제 이동시키는 것 자체를
정책 성과로 봐야 한다는 얘기임

협력업체 역시
대출 좀 연장해주고 버티게 만드는 게 아니라
새롭게 만들어질 산업 공급망에 들어갈 수 있도록 사업전환을 지원해야 함
그리고 공장이 없어지고 남는
부지
배관
저장시설
항만
각종 유틸리티
같은 것도
새 산업을 위한 인프라로 다시 쓰자
는 거임

그래서 이 보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