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5년 차에 애도 없는 부부인데, 남편 집안이 꽤 큰 사업체를 운영하는 알짜배기 집안임. 근데 문제는 남편이 가업 승계에는 관심이 1도 없고 오로지 유학 가서 자기 꿈을 펼치고 싶어 했다는 거임. 시부모님이 아들 유학 가는 거 기를 쓰고 반대하며 억지로 주저앉혀서 사업 시키려니까 남편은 그때부터 멘탈이 완전히 박살 났음. 우울증 심하게 오고 회사도 무단으로 안 나가고 부모님이랑은 사실상 남남처럼 지냈거든.
근데 여기서 아내가 너무 성실했던 게 오히려 독이 됐음. 남편이 내팽개친 사업 아내가 대신 꾸역꾸역 챙기고, 시부모님한테도 친딸보다 더 싹싹하게 잘했거든. 보통은 이런 며느리 있으면 집안의 보물인데, 남편 눈에는 자기를 억압하는 부모와 한통속인 스파이처럼 보였나 봄. 결국 남편이 아내한테 “난 내 인생 망친 부모가 치가 떨리게 싫은데, 당신이 옆에서 부모한테 효도하며 점수 따는 꼴은 도저히 못 봐주겠다”며 뜬금포 이혼을 선언해버림.
아내는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라 시부모님한테 제발 말려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는데, 남편이 여기서 자폭 버튼을 눌러버림. 부모님한테 “당장 이혼 안 시켜주면 나 진짜 이 세상 하직하겠다”고 극단적인 협박을 날린 거임. 결국 자식 죽는 꼴은 못 보겠던 시부모님도 며느리한테 “우리가 잘못했다, 위자료 두둑하게 챙겨줄 테니까 제발 우리 아들 살리는 셈 치고 이혼해주라”며 손을 놔버림. 시부모님한테 너무 인정받아서 도리어 집에서 쫓겨나게 된 황당하고도 씁쓸한 엔딩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