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결국 사고를 쳤어. 1480원 선을 아주 가볍게 뚫어버렸는데, 이게 무려 8개월 만에 보는 숫자라네. 전광판에 1480.70원 찍힌 거 보니까 원화 가치가 아주 바닥을 기어가는 느낌이야.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을 1조 원 넘게 사주면서 나름대로 수혈을 해줬는데도 불구하고 환율이 치솟는 이유는 역시 우리 내부의 달러 사랑 때문이지. 수입업체들은 결제하려고 달러 쟁여두고, 서학개미 형들은 미국 주식 사려고 환전 버튼을 연타하고 있거든.
특히 요즘 미국 기술주들이 다시 기지개를 켜면서 랠리 조짐을 보이니까, 서학개미들의 저점 매수 본능이 제대로 깨어난 모양이야. 일본이 금리 인상을 해도 미국 형님들은 끄떡없으니까 다들 달러로 갈아타서 태평양 건너갈 준비에 한창이지. 민경원 연구원 말로는 연말이라 거래도 한산한데 달러 사겠다는 수요만 넘쳐나니 환율이 내려갈 틈이 없대. 이 정도면 환율 하단이 콘크리트 수준으로 단단하다고 봐야겠지.
나라에서도 급하게 소방수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어. 한국은행이 임시 금통위까지 열어서 외환건전성 부담금을 면제해주고, 은행들이 한은에 맡긴 외화에 이자까지 얹어주기로 했거든. 어떻게든 달러를 국내로 유입시켜서 환율 좀 진정시켜보겠다는 전략인데, 아직 시장은 “응 아니야” 라며 콧방귀 끼는 중이야. 한은 국장님은 수급 불균형이 개선될 거라고 장담하지만, 지금 돌아가는 꼴 보면 달러 형님 기세가 꺾이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해 보여. 국장 탈출은 지능 순이라는 말이 환율 때문에 더 뼈아프게 다가오는 하루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