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대 수시 합격하고도 “나 안 가” 시전하며 등록 포기한 인원이 무려 188명이나 된다고 해. 전체적인 숫자는 작년보다 조금 줄어들긴 했지만, 그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요즘 수험생들의 리얼한 가치관이 그대로 드러나서 참 흥미로워.
일반적으로 서울대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최고의 간판인데, 요즘은 그것보다 확실한 실속을 챙기는 게 대세인가 봐. 자연계열 친구들은 작년보다 덜 도망가긴 했는데, 이건 의대 정원이 줄어들면서 의대랑 중복으로 붙은 인원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아. 그래도 첨단융합학부나 약대처럼 잘나가는 학과에서도 빈자리가 숭숭 뚫린 걸 보면 확실히 메디컬 선호 현상은 여전한 것 같아.
진짜 반전은 문과 쪽이야. 서울대의 꽃이라고 불리는 경영대나 경제학부, 심지어 자유전공학부에서도 “나 안 갈래” 하고 짐 싼 친구들이 오히려 늘어났어. 특히 자유전공학부는 작년보다 미등록자가 두 배 넘게 폭증했는데, 이 똑똑한 친구들이 서울대 타이틀을 쿨하게 버리고 어디로 갔나 봤더니 대부분 경희대 한의예과 같은 전문직 코스로 핸들을 꺾었다고 해.
취업난에 세상 살기 팍팍하다 보니 서울대 간판 달고 대기업 취직하는 것보다, 확실하게 라이선스 따서 자기 길 가는 게 최고라는 현실적인 판단을 내린 거지. 학벌 부심보다는 역시 전문직 라이선스가 깡패라는 걸 보여주는 씁쓸하면서도 지극히 현실적인 결과라고 할 수 있어. 앞으로 정시 결과까지 나오면 얼마나 더 많은 탈주자가 나올지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할 것 같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