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한 아파트에서 가슴 먹먹한 화재 사고가 발생했어. 20년 동안 혼자 사셨던 70대 어르신이 불길을 피하지 못하고 돌아가셨는데, 이분이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국가유공자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 안타까움을 사고 있어. 화재 진압 후에 공개된 복도 사진을 보면 쓰레기가 2미터 높이로 쌓여서 마치 폐기물 처리장 같은 모습인데, 이게 다 집 안에 있던 것들을 밖으로 꺼낸 거래. 소방관들이 처음 문을 열었을 때 쓰레기가 천장까지 꽉 차 있어서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고 하더라고.
이 어르신은 평소 저장강박 증세가 있으셔서 밖에서 온갖 물건과 쓰레기를 주워 오셨나 봐. 이웃들이 악취 때문에 힘들어서 관리사무소나 구청에 민원을 넣기도 했고, 실제로 한 번은 싹 치워주고 도배까지 새로 해드린 적도 있었다네. 하지만 어르신이 “법대로 하라”며 워낙 완강하게 거부하시는 바람에 지자체에서도 더는 강제로 손을 쓸 수가 없었대. 결국 그토록 소중하게 모았던 쓰레기들이 탈출로를 막고 불씨를 키우는 바람에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하게 된 거야.
게다가 사고가 난 아파트는 1996년에 지어져서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 대상이 아니었대. 만약 자동 소화 설비만 제대로 갖춰졌더라면 결과가 달라졌을지도 모르는데 말이야. 통계상으로도 우리나라 노후 아파트의 절반 정도가 여전히 이런 소방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해. 나라를 위해 헌신했던 참전용사가 차가운 쓰레기 더미 속에서 외롭게 떠나셨다는 사실이 참 씁쓸하고 미안해지는 소식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