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내 통장 털어가는 국민연금이 레벨업을 선언했어. 1998년 이후로 9%에서 꼼짝도 안 하더니 내년 1월부터는 9.5%로 오른다네. 월 309만원 버는 평범한 직장인 기준으로 한 달에 7700원 정도 더 뜯기게 생겼는데, 이게 커피 한두 잔 값이긴 해도 내 소중한 월급에서 빠져나가는 거라 은근히 뼈아픈 금액이지 않냐? 월급은 제자리걸음인데 나가는 돈만 광속으로 늘어나는 마법을 실시간으로 보고 계십니다. 게다가 2033년까지 매년 야금야금 올려서 결국 13%까지 찍는다고 하니까 우리 지갑은 그냥 너덜너덜해질 일만 남았어.
하지만 국가에서도 양심은 있는지 “더 내고 더 받기” 전략을 들고 나왔더라고. 소득대체율이라는 걸 41.5%에서 43%로 슬쩍 올려준다는데, 40년 동안 성실하게 직장 노예 생활을 완주하면 나중에 한 달에 9만원 정도 더 받을 수 있대. 지금 당장 내는 생돈은 아깝지만 늙어서 폐지 줍지 말고 치킨이라도 한 마리 더 시켜 먹으라는 깊은 뜻인가 싶기도 하고 참 기분이 묘하네. 물론 이미 연금 꿀 빨고 계신 수급자분들은 노터치고, 우리 같은 현역 개미들만 해당되는 이야기니까 서러워도 어쩌겠어.
그나마 한 줄기 빛 같은 소식은 출산이나 군대 다녀온 사람들 혜택이 빵빵해진다는 거야. 예전엔 둘째부터 가입 기간 인정해 줬는데 이제는 첫째만 낳아도 12개월 프리패스 끊어준대. 군 복무도 최대 6개월에서 12개월로 늘려준다니까 나라 지키느라 삽질하고 고생한 보람을 여기서라도 조금은 찾는 거지. 결국 고갈되는 연금 곳간 채우려고 우리를 쥐어짜는 느낌을 지울 순 없지만, 그래도 나중에 깡통 차기 싫으면 얌전히 내야 하는 게 이 시대 월급쟁이의 숙명 아니겠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