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12월 30일이 우리나라에서 마지막으로 사형 집행했던 날인데 벌써 28년 전 이야기네. 그때 흉악범 23명을 한꺼번에 보냈는데 그 이후로는 사형 버튼이 아주 꽉 잠겨버렸어. 지금 우리나라는 이름만 사형제 유지국이고 실제로는 안 하는 나라로 분류되는데, 사형 확정 판결 자체도 2016년을 끝으로 소식이 없어서 전설 속의 이야기가 되어가는 중이지.
지금 감방에서 뜨끈한 밥 먹고 있는 사형수는 총 57명이야. 제일 고인물은 종교시설에 불 질렀던 인물인데 무려 32년째 수감 중이고, 막내는 군대에서 사고 쳤던 임도빈 병장이야. 요즘은 판사님들이 사형 선고하는 걸 엄청나게 부담스러워해서 1심에서 사형 떠도 2심 가면 무기징역으로 세탁되는 게 거의 국룰처럼 굳어졌어. 대법원에서도 사형은 진짜 웬만해서는 꺼내지 않는 극강의 레어템 같은 형벌이라고 정의하고 있거든.
웃긴 포인트는 헌법재판소에서 사형제가 헌법에 맞냐 아니냐로 세 번째 배틀을 뜨고 있다는 거야. 무려 6년 넘게 결론 안 내고 질질 끌고 있는데 내년쯤엔 드디어 결과가 나올지도 몰라. 만약 여기서 사형제 안 된다고 위헌 결정 나버리면 2010년 이후에 사형 확정된 4명은 다시 재판받을 기회를 얻게 돼서 사법부 입장에서도 꽤나 머리 아픈 상황이 올 수도 있어.
세계적으로 봐도 140개 넘는 나라가 사형 안 하는 추세라 우리 법원도 글로벌 눈치 좀 보는 중이야. 미국이나 옆 나라 일본은 가끔 버튼을 누르기도 하지만 우리나라는 유엔 결의안에도 찬성표 던지면서 슬쩍 발 빼고 있거든. 세금 아깝다고 빨리 집행하라는 강경파랑 사람 목숨은 국가도 못 건드린다는 평화파가 맨날 키보드 배틀 뜨는데, 헌재가 내년에 어떤 정답지를 내놓을지 다들 팝콘 챙겨서 기다리는 중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