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판 위에서 인생 절반 넘게 보낸 김보름이 결국 스케이트화를 벗기로 했대. 열한 살에 처음 스케이트를 시작해서 2010년부터 무려 15년 동안이나 국가대표로 활약했으니 진짜 한국 빙상의 산증인이나 다름없지. 평창 올림픽 매스스타트에서 은메달 따면서 우리한테 기쁨을 줬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은퇴라니 세월 참 빠르다는 게 실감 나네.
사실 이 선수 하면 평창 때 그 어처구니없었던 왕따 주행 논란을 빼놓을 수 없잖아. 당시에 근거 없는 오해 때문에 온갖 비난을 다 받고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60만 명이 넘게 동의하면서 거의 사회적 매장 수준으로 고생했지. 그래도 결국 문체부 특감에서 고의성 없었다는 결론이 나오고 소송에서도 이기면서 본인 결백을 확실하게 증명했어. 억울함 때문에 멘탈이 터질 법도 한데 끝까지 빙판 위를 지킨 거 보면 정말 정신력이 상상을 초월하는 다이아몬드급이야.
본인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을 보니까 좌절 속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더라고. 그동안 얼음 위에서 넘어지고 구르며 버텨온 시간들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감히 짐작도 안 가지만 이제는 그 무거운 짐을 다 내려놔도 될 것 같아. 억까를 견뎌내고 당당하게 은퇴하는 모습이 정말 멋있고 새로운 길에서도 흔들림 없이 잘 나갔으면 좋겠어. 그동안 고생 많았고 이제는 차가운 얼음 위 말고 따뜻한 곳에서 꽃길만 걷길 바랄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