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부터 제주도에서 역대급 스케일의 탄생 신화가 새로 쓰였음. 30대 산모분이 갑자기 양수가 터지는 바람에 급하게 병원을 옮겨야 했는데, 하필 목적지가 바다 건너 경남 창원이었다고 함. 상황이 급박하니까 제주 소방헬기 ‘한라매’ 형님이 투입돼서 하늘을 가르며 전력 질주하는 중이었음.
근데 이 아기가 성격이 좀 급했는지 “창원까지 못 기다려, 나 지금 세상 구경할래”를 시전해버림. 결국 오후 1시 17분쯤, 구름 위를 날아가는 헬기 안에서 넷째 공주님이 응애 하고 존재감을 뿜뿜하며 등장함. 소방관 형님들 졸지에 삼신할머니 모드 빙의해서 헬기 안에서 긴박하게 분만 도왔을 텐데, 다행히 산모랑 아기 모두 무사히 병원에 도착해서 아주 건강한 상태라고 함.
생각해봐, 태어나자마자 처음 타본 교통수단이 무려 소방헬기인 거임. 요즘 유행하는 금수저 은수저 다 필요 없고 이건 ‘헬기수저’ 그 자체 아니냐? 넷째라는 점도 이미 국가 차원의 애국자 기운이 낭낭한데, 태어나는 순간까지 이렇게 비범한 스케일을 보여주니 나중에 커서 얼마나 큰 인물이 될지 벌써부터 기대됨. 친구들이랑 태어난 곳 얘기할 때 “난 1000피트 상공에서 태어남” 한마디면 바로 서열 정리 끝날 기세임.
요즘 같은 저출산 시대에 이런 기분 좋은 소식은 진짜 칭찬해줘야 마땅함. 아기 태명은 무조건 한라매로 지어야 나중에 헬기 탈 때마다 고향 생각나고 좋을 듯함. 소방관분들도 새해 첫날부터 생명 탄생이라는 역대급 보람을 느꼈을 것 같아서 내 마음까지 다 훈훈해지는 기분임. 넷째 공주님, 건강하게 쑥쑥 잘 커서 나중에 헬기 조종사나 영웅 되는 거 아니냐는 행복 회로 풀가동하며 강력하게 응원 박아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