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이라는 늦은 나이에 기적처럼 찾아온 외아들 동건이가 17살이라는 너무 이른 나이에 하늘나라로 여행을 떠났어. 항공정비사를 꿈꾸며 기계 만지는 걸 참 좋아하던 속 깊은 고등학생이었는데, 오토바이를 타고 집으로 가다가 길가 모래에 미끄러지는 허망한 사고를 당했거든. 병원에서 사투를 벌였지만 결국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가 되고 말았지.
동건이는 평소에도 정말 따뜻한 아이였대. 어릴 때 교통사고로 다리를 잃어 의족을 쓰시는 엄마를 위해 늘 커피를 챙겨다 드리고, 고장 난 자전거를 직접 수리해서 판 돈으로 부모님 옷을 선물할 정도로 효심이 지극했거든. 아버지가 아들을 “온니원”이라는 애칭으로 부르며 애지중지 키우셨을 만큼 온 가족의 사랑을 독차지하던 보물 같은 존재였어. 기계 만지는 재능도 좋아서 오토바이 정비 공부도 하고 꿈을 향해 착실히 나아가던 중이었는데 말이야.
가족들은 동건이의 일부라도 이 세상에 남아 다른 생명을 살릴 수 있다면 좋겠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장기기증을 결심했어. 그렇게 동건이는 심장, 폐, 간, 신장을 기증해서 무려 6명에게 새로운 삶의 기회를 선물하고 영면에 들었지. 비록 17년이라는 짧은 생이었지만 세상에 남기고 간 선물은 그 무엇보다 크고 숭고한 것 같아.
어머니는 동건이가 사랑한다는 표현도 많이 해주고 여행도 자주 다녔던 행복한 기억들을 떠올리며, 하늘나라에서는 아프지 말고 잘 지내라는 마지막 인사를 전하셨대. 부모님께는 세상의 전부였던 아들이었겠지만, 동건이가 남긴 생명의 불씨가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희망이 되었다는 게 정말 대단한 일이지. 하늘나라에서는 사고 걱정 없이 좋아하는 정비 공부 마음껏 하면서 그곳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행복을 전해주길 바랄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