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로 대통령이 미국한테 끌려가고 나서 베네수엘라 실권자들이 보여주는 무빙이 아주 흥미진진해. 처음에는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이 우리 대통령은 오직 마두로뿐이라며 미국한테 절대 안 굽히겠다고 기강 잡는 척을 제대로 했거든. 트럼프가 베네수엘라를 직접 관리하겠다고 하니까 어디 감히 우리를 식민지 취급하냐며 눈 부릅뜨고 맞서 싸울 기세였지.
근데 역시 트럼프 형님의 압박은 차원이 다른가 봐. 트럼프가 인터뷰에서 대놓고 똑바로 안 하면 진짜 인생의 쓴맛을 보게 될 거라고 한마디 던졌거든. 그 소리 듣자마자 델시 부통령이 인스타에 영어로 성명문을 올렸는데 내용이 거의 반성문 수준이야. 갑자기 우리는 평화를 갈망하고 미국이랑 공동 발전을 지향하고 싶다며 분위기를 싹 바꾸고 있어.
불과 며칠 전까지 마두로 석방 위원회까지 만들면서 항전 의지 불태우던 패기는 어디로 증발했는지 모르겠어. 이제는 미국과 존중과 공조의 환경 속에서 살고 싶다며 대놓고 꼬리 살살 흔드는 중인데, 강대국 형님의 경고 한 방에 바로 태세 전환하는 속도가 거의 빛의 속도급이야. 의리고 뭐고 일단 살고 봐야 한다는 국제 사회의 냉혹한 현실을 아주 투명하게 보여주는 장면이지.
영어로 정성스럽게 글까지 써가며 살려달라고 메시지 보낸 걸 보니 트럼프의 기세에 완전히 눌린 모양새야. 한 나라의 지도부라는 사람들이 이렇게 순식간에 입장을 바꾸는 걸 보면 역시 세상은 힘의 논리로 돌아간다는 걸 다시 한번 체감하게 돼. 한편으로는 저렇게까지 굽히고 들어가야 하는 베네수엘라 국민들 처지가 참 씁쓸하기도 하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