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 매장에서 1500원짜리 과자 하나 결제 안 했다고 절도범 낙인찍힐 뻔한 재수생의 눈물겨운 탈출기다. 사건은 작년 여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공부에 찌든 재수생 A씨가 무인 매장에서 아이스크림이랑 비닐봉지 야무지게 결제하면서 정작 옆에 둔 과자 한 봉지는 깜빡하고 그냥 들고 나왔어. 심지어 아이스크림 하나는 냉동고 위에 올려놓고 까먹어서 녹아버리는 바람에 총 2300원의 손해를 입히게 된 거지.
매장 주인은 이걸 보고 바로 경찰에 신고를 박았고 A씨는 이어폰 끼고 노래 듣느라 정신없어서 실수했다고 석고대죄하며 합의금으로 10만 원이나 꽂아줬어. 주인도 미안했는지 선처해달라고 탄원서까지 써줬는데 검찰이 굳이 기소유예라는 찝찝한 처분을 내려버렸네. 혐의는 인정되지만 봐준다는 건데 이게 나중에 취업할 때나 인생 살 때 은근히 거슬리는 기록이거든. 억울함에 잠 못 이룬 A씨는 결국 헌법재판소라는 법조계 끝판왕을 소환했어.
검찰은 A씨가 결제 직후 폰을 확인했으니 당연히 문자를 보고도 무시한 고의범이라고 우겼지만 헌재 형님들은 단호했어. 마스크도 안 쓰고 본인 명의 카드로 당당하게 긁었는데 고작 1500원 떼먹으려고 도둑질을 했겠냐며 수사가 제대로 안 됐다고 팩트 폭격을 날렸지. 폰 본 것도 그냥 노래 다음 곡으로 넘긴 걸 수도 있는데 그걸로 도둑 취급하며 기소유예 때리는 건 억지라는 판결이야. 9명 전원일치로 검찰의 처분을 뒤집으며 재수생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지켜줬으니 그야말로 법치국가의 품격을 보여준 사이다 판결이라 할 수 있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