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한 지 벌써 34년이나 된 이정용 배우가 방송 나와서 옛날이야기 좀 풀었는데, 이거 들으니까 진짜 자본주의의 매운맛이 확 느껴지더라고. 1992년에 뮤지컬 “레미제라블”로 시작했다는데, 그때 같이 무대 섰던 톱스타는 두 달 연습하고 공연 한 달 해서 천만 원 챙겨갈 때 본인은 앙상블로 딱 75만 원 받았대. 이건 뭐 현타를 넘어서 인지부조화 올 수준 아니냐. 몸값 격차가 거의 히말라야급이라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큰물로 나가기로 결심했대.
집안 일으키려고 방송사 시험 보러 다녔는데, 재능이 넘쳤는지 MBC 개그맨 시험을 1,000대 1 경쟁률 뚫고 수석으로 합격해 버렸어. “아이스맨” 캐릭터로 신인상까지 거머쥐며 잘나갔지만, 본체는 배우라 드라마 찍으려고 모르는 PD님 부친상까지 찾아다니는 눈물겨운 영업까지 뛰었다는 거야. 주변에서 미쳤냐는 소리 들어도 프로필 들고 방송국 문턱 닳도록 다녔다니 진짜 광기 그 자체지. 이 정도면 생존왕 베어 그릴스도 형님이라고 부를 수준의 생명력 아니냐.
연예인 특성상 스케줄 비면 통장 잔고 보면서 심장이 쫄깃해지니까, 애들 커가는 거 보면서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다 했대. 자기 정체성이 흔들릴 정도로 빡세게 살았지만, 그래도 자기가 하고 싶은 거 다 해보면서 살아서 후회는 1도 없다는 쿨한 멘트까지 날려주셨어. 75만 원 받던 앙상블 시절부터 지금까지 버틴 거 보면 진짜 리스펙트 할 수밖에 없더라고. 인생은 역시 이정용처럼 꺾이지 않는 마음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 결국 존버는 승리한다는 걸 몸소 보여준 산증인이라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