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에 환율이 1480원 선까지 수직 상승하면서 아주 웅장한 상황이 벌어졌어. 한국은행 형님들이 이거 이대로 두면 큰일 나겠다 싶었는지 나라 곳간을 열어서 달러를 막 뿌려버렸더라고. 덕분에 6개월 동안 꾸준히 모으고 있었던 외환보유액이 7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꺾여버리는 가슴 아픈 일이 생겼지.
지금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4280억 달러 정도 되는데, 한 달 만에 26억 달러가 증발한 셈이야. 특히 국채나 회사채 같은 유가증권이 82억 달러 넘게 깎였는데, 이게 다 미쳐 날뛰는 환율을 진정시키려고 쏟아부은 피 같은 돈이야. 국민연금이랑 외환스와프도 하고 아주 영혼까지 끌어모아서 방어전 치른 결과물이라고 보면 돼. 직접 달러를 시장에 공급했을 가능성도 아주 높다고 하더라고.
그래도 다행인 건 예치금이나 특별인출권 같은 건 좀 늘었다는 사실이야. 한은 관계자 “오피셜”로는 변동성이 너무 심해서 어쩔 수 없이 조치를 취했다는데, 사실상 환율 방어하느라 통장 잔고 좀 털었다는 소리나 다름없어. 그나마 분기말 효과 때문에 은행 외화예수금이 늘어서 이 정도로 “선방”한 거지 안 그랬으면 더 털렸을 수도 있어.
참고로 우리나라는 아직 세계 외환보유액 9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어. 중국이랑 일본, 스위스가 저 멀리 앞서가고 있긴 하지만 우리도 나름대로 맷집은 키워놓은 상태니까 너무 쫄 필요는 없을 듯해. 환율이 좀 진정되어야 해외 직구도 하고 여행도 갈 텐데 요즘 환율 보면 지갑 사정 뻔해서 눈물만 나오네. 다들 환율 떨어질 때까지 숨 참으면서 버텨보자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