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길은정이라는 분 인생을 보면 진짜 리스펙 소리가 절로 나옴. 1997년에 이미 대장암 투병 중이었는데도 ‘빅쇼’ 무대에 서서 노래를 불렀거든. 그때 항암 치료 때문에 마이크 잡기도 힘들었다는데 혼신의 힘을 다해 노래하는 모습에 관객들 눈시울이 다 붉어졌다고 함. 같은 시기에 편승엽이랑 결혼했다가 얼마 안 가서 이혼했는데, 처음엔 아름다운 이별인 줄 알았으나 나중엔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면서 법정 공방까지 갔던 건 꽤나 씁쓸한 흑역사임.
결국 법원에서 명예훼손으로 유죄 판결까지 받았지만, 진짜 광기는 그 이후임. 암이 다시 도져서 생명이 위태로운 와중에도 매일 라디오 생방송 마이크를 잡았거든. 죽는 순간까지 마이크를 잡고 싶다는 소원을 이루려고 언니 차를 타고 방송국에 출근했대. 더 소름 돋는 건 방송할 때 발음 흐릿해지거나 졸릴까 봐 시작 4시간 전부터는 진통제도 일절 거부했다는 사실임. 생고통을 생방송 열정으로 씹어먹은 셈이지.
사망 전날까지도 마이크 앞에서 청취자들이랑 소통하다가 결국 2005년에 세상을 떠나셨어. 유언도 남달랐는데, 보통 입는 수의 대신에 자기가 가장 행복했던 ‘빅쇼’ 무대에서 입었던 드레스를 입혀달라고 했대. 끝까지 가수로 기억되고 싶었던 그 고집과 열정이 정말 대단함. 암 투병 8년 동안 웃음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다는 기록을 보면 이분이야말로 진정한 멘탈 끝판왕이 아닐까 싶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