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영화판의 영원한 큰형님 안성기 배우가 오늘 드디어 영면에 들었어. 명동성당에서 추모 미사도 열리고 영결식까지 쫙 진행됐는데, 현장 분위기가 정말 숙연하면서도 따뜻했나 봐. 정우성이랑 이정재가 영정과 훈장을 들고 앞장서고, 설경구, 유지태, 박해일, 조우진 같은 내로라하는 후배 배우들이 운구까지 직접 맡았대. 그야말로 한국 영화계의 주역들이 다 모여서 전설의 마지막 길을 배웅한 셈이지.
사실 이 형님 인생 자체가 한국 영화 역사 그 자체라고 봐도 무방해. 5살 꼬마 때 데뷔해서 무려 69년 동안 170편 넘는 작품에 출연했다는데, 이건 뭐 거의 인간 문화재급 기록이지. “바람불어 좋은 날”부터 “실미도”, “라디오스타”까지 안 거쳐 간 명작이 없을 정도야. 연기력은 말할 것도 없고 평소 인품도 너무 좋아서 다들 입을 모아 칭찬하는 찐 국민 배우였잖아.
마지막엔 혈액암 투병하시면서 고생도 좀 하셨다는데, 그래도 끝까지 영화인답게 기품 있게 사셨던 것 같아. 정부에서도 그 공로를 인정해서 대중문화예술 분야 최고 영예인 금관문화훈장까지 추서했어. 장례 기간 내내 가왕 조용필 형님부터 반기문 전 총장까지 각계각층의 거물들이 다 찾아온 거 보면 이분이 우리 사회에서 얼마나 존경받는 분이었는지 확실히 알 수 있지.
이제 양평 별그리다라는 곳에서 편히 쉬실 텐데, 우리가 극장에서 봤던 그 수많은 필모그래피는 영원히 우리 가슴 속에 남을 거야. 한국 영화의 거대한 한 페이지가 이렇게 웅장하게 넘어가는구나 싶어서 묘한 기분도 드네. 하늘나라에서도 아마 멋진 영화 한 편 찍으면서 인자하게 웃고 계시지 않을까 싶어. 그동안 정말 고생 많으셨고 덕분에 행복했다는 말을 꼭 남기고 싶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