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번에 빚을 아주 시원하게 털어주겠다고 팔을 걷어붙였어. 이름부터 범상치 않은 “청산형 채무조정”이라는 건데, 취약계층이 원금의 90%를 일단 감면받고 남은 돈의 절반만 딱 3년 동안 꼬박꼬박 갚으면 나머지 빚은 그냥 0원으로 삭제해버린다는 거야. 쉽게 계산해보면 5,000만 원 빌린 사람이 딱 250만 원, 그러니까 원금의 5%만 갚으면 나머지 4,750만 원은 안 갚아도 된다는 소리지. 이 정도면 거의 인생 치트키 쓴 수준 아니냐고.
당연히 인터넷 커뮤니티 민심은 이미 차갑게 식어버렸어. 하루하루 성실하게 땀 흘려 일해서 빚 갚는 사람들은 이 소식 듣자마자 “나만 바보였나” 싶어서 현타가 제대로 온 모양이야. 게시판을 보면 성실하게 연체 없이 꼬박꼬박 갚는 사람을 위한 혜택은 눈 씻고 찾아봐도 없는데, 왜 내 피 같은 세금으로 남의 빚잔치를 열어주냐는 분노의 목소리가 가득해. 이쯤 되면 빚 안 갚고 버티는 게 지능 순이라는 소리까지 나오고 있으니 상황이 꽤 심각해 보여.
금융당국 수장께서는 이런 도덕적 해이 걱정은 20년 전부터 있었지만 실제로 큰 문제는 없었다며 선을 그었어. 실업이나 병마처럼 본인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악재 때문에 빚더미에 앉은 사람들은 나라가 손을 잡아주는 게 맞다는 입장이지. 하지만 고금리 크리티컬 맞으면서도 어떻게든 이자 내며 버티는 서민들 입장에서는 이게 과연 공정한 게임인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어. 열심히 살수록 오히려 손해 보는 기분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현실인가 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