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쪽 동네에서 또 한바탕 억울함을 호소하며 일기장을 공개했어. 이번엔 무인기 타령인데, 작년 9월이랑 지난 4일에 우리 쪽 무인기가 자기네 앞마당을 휘젓고 다녔다고 아주 극대노 중이야. 특히 이번 4일에는 강화도 쪽에서 살랑살랑 날아온 녀석을 개성 근처에서 전자전 기술로 낚아채서 강제 착륙시켰다네? 거기 감시 장비까지 딱 달려 있었다며 증거 확보했다고 아주 신이 난 모양새야.
더 기가 막힌 건 작년 9월 기록까지 굳이 꺼내서 박제했다는 점이지. 파주에서 이륙한 무인기가 황해북도 평산까지 가서 무려 5시간 47분 동안이나 자기네 동네를 촬영한 영상이 들어있었다고 구체적으로 수치까지 읊고 있어. 앞에서는 소통하자고 너스레 떨면서 뒤로는 정찰기 보낸다며 배신감에 몸부림치는 중인데, 이 정도면 거의 짝사랑하다가 차인 것마냥 서운함이 폭발한 수준이야.
우리를 향해 변할 수 없는 주적이라느니 덤비면 아주 가만 안 두겠다느니 하며 무시무시한 말폭탄을 던지고 있긴 해.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며 잔뜩 독기가 올랐는데, 사실 자기네 방공망이 이렇게나 쉽게 뚫렸다는 걸 셀프로 인증한 꼴이라 좀 킹받을 만도 하지. 늘 듣던 위협이라 새롭진 않지만, 아주 사소한 것까지 다 체크해서 성명 내는 거 보면 그쪽도 참 피곤하게 사는 것 같아. 이제는 무인기만 봐도 깜짝깜짝 놀라는 트라우마 생긴 거 아닌가 몰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