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속초까지 3시간 넘게 고속도로 달려서 인생 라테 좀 마셔보겠다고 소문난 카페 찾아갔는데 핸드크림 한 번 짰다가 그대로 광탈당한 이야기임. 날씨가 워낙 건조해서 손에 정전기 파티 열리길래 가방에 고이 모셔둔 핸드크림 아주 쬐끔 발랐거든. 근데 갑자기 사장님이 매의 눈으로 지켜보다가 등판하더니 핸드크림 발랐냐고 취조를 시작함.
알고 보니 테이블 구석탱이에 향수나 핸드크림 쓰지 말라는 안내문이 콩알만 하게 있었는데 이걸 못 본 게 화근이었음. 사장님이 자기 커피 향 망치는 꼴은 죽어도 못 본다면서 커피값 환불해 줄 테니까 당장 나가라고 사실상 퇴장 명령을 내리더라고. 멀리서 3시간 운전해서 온 손님한테 핸드크림 향 좀 났다고 바로 쫓아내는 건 진짜 커피 부심이 안드로메다까지 뚫고 올라간 수준 아니냐고.
너무 억울해서 퇴장 조건이면 입구에 크게 써놨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따졌더니 오히려 나보고 비상식적인 소리를 한다며 화를 내더라. 사연 접한 사람들도 사장님 예민함이 거의 국가대표급이라며 이 정도면 섬유유연제 냄새나 샴푸 향도 검문당하는 거 아니냐며 어이없어하는 중임. 장인 정신도 좋지만 손님을 이렇게까지 문전박대하는 건 좀 선을 씨게 넘은 것 같음. 앞으로 여기 가려면 강제로 무향 인간 돼서 가야 할 판이라 무서워서 어디 가겠냐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