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방망이 휘두르는 솜씨만큼이나 부동산 고르는 안목이 거의 천리안 수준이야. 우리의 라이언 킹 이승엽이 16년 전 성수동에 박아둔 빌딩이 지금 아주 제대로 터졌거든. 2009년에 293억 주고 샀는데 지금 시세가 무려 1167억이라고 해. 그냥 숨만 쉬고 있었을 뿐인데 시세 차익만 874억이 붙어버린 거지.
당시 성수동은 지금처럼 힙한 느낌 1도 없고 그냥 낡은 공장이랑 정비소 가득한 삭막한 동네였잖아. 다들 돈 있으면 강남 빌딩 사지 왜 저런 공장지대에 박냐고 웅성거렸는데, 역시 국민타자의 선구안은 차원이 달랐음. 뚝섬역이랑 서울숲역을 양옆에 낀 더블 역세권 코너 자리를 기가 막히게 골라냈더라고. 평당 6500만 원이었던 땅값이 지금은 1억 5천만 원을 훌쩍 넘긴다니 이건 거의 우주 밖으로 날려버린 만루 홈런급 수익률이지.
이게 단순히 운이 좋았던 게 아니라 매입 당시에 현금을 200억 가까이 쏟아부은 과감한 베팅이었다는 게 더 소름 돋는 포인트야. 남들이 의구심을 가질 때 성수동의 잠재력을 믿고 승부수를 던진 셈인데, 결국 16년 만에 초거대 장외 홈런으로 돌아온 거지. 게다가 아내랑 아들들한테 지분 증여해서 절세까지 챙기는 치밀함은 현역 시절 타석에서 공 고르던 집중력 그대로인 듯함.
지금은 건물 전체를 공유 오피스 업체가 통째로 빌려 쓰고 있어서 임대 수익도 든든하게 들어온다더라. 야구 역사에 레전드로 이름 남기더니 이제는 부동산 투자 역사에도 한 획을 그어버리는 클라스가 진짜 지려버렸다. 인생은 이승엽처럼 살아야 한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닌 것 같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