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주공 5단지가 드디어 사고를 쳤음. 82제곱미터 하나에 46억이라는 숫자가 찍혔는데, 이거 뭐 강남 한복판에 금광이라도 터진 수준임. 작년 말에 사업시행인가 신청한다는 소식 들리자마자 다들 막차 타겠다고 달려들어서 두 달 사이에 28건이나 거래됐다더라. 중개소 사장님들 전화기랑 한 몸 되어서 상담하느라 고생 좀 하셨을 듯함.
이제는 규제 때문에 아무나 들어오지도 못함. 10년 동안 쥐고 있었고 5년은 직접 살았던 찐 고인물 1주택자 형님들 매물만 조합원 자격 승계가 가능함. 조건이 이렇게 빡빡한데도 사고 싶어서 안달 난 사람들이 줄을 섰다니 역시 세상은 넓고 부자는 많음. 현금 부족해서 못 사는 거지, 돈만 있으면 일단 지르고 보는 분위기임.
나중에 재건축 끝나서 65층까지 올라가면 한강이랑 석촌호수가 내 발밑에 깔릴 텐데, 그때 되면 여긴 그냥 잠실의 끝판왕 되는 거임. 롯데월드타워랑 이웃 사촌 맺고 랜드마크 위엄 뽐낼 생각 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웅장해짐.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옆에 있는 장미 아파트도 슬슬 시동 거는 모양새임. 주공 5단지 가격이 너무 안드로메다로 가버리니까 상대적으로 저렴해 보이는 착시현상까지 생겨서 투자 수요가 그쪽으로 튈 거라는 전망이 많음. 땅 지분 계산해 보면 주공 5단지 76제곱미터 하나가 장미 120제곱미터랑 맞먹는다는데, 역시 부동산은 땅이 전부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닫게 됨. 앞으로 2~3년이 골든타임이라는데 나만 빼고 다들 부자 되는 기분이라 살짝 씁쓸하긴 하지만 구경하는 재미는 쏠쏠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