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에 정류장에서 하염없이 서 있던 사람들 많았을 거야. 서울 시내버스 형들이 단체로 파업 선언하고 핸들 놓아버렸거든. 지금 운행률이 6.8퍼센트라는데 이 정도면 그냥 버스 멸종 위기종 지정해야 하는 수준 아니냐. 길거리에 버스보다 비둘기가 더 많이 보이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어.
이게 왜 이렇게까지 됐나 봤더니 역시나 돈이 문제야. 대법원에서 상여금도 월급처럼 통상임금으로 쳐주라고 판결이 났는데, 회사 쪽은 “좋아, 대신 복잡한 임금 체계 이번 기회에 싹 갈아엎자”라는 입장이고, 노조 쪽은 “법대로 하는 건 나중 문제고 일단 임금부터 3퍼센트 올려라”라며 팽팽하게 맞서고 있어. 서울시 중재안도 까이면서 결국 협상은 공중분해 됐지.
덕분에 지하철은 아주 그냥 압축 근육 키우기 딱 좋은 강제 헬스장이 됐어. 이용객이 18퍼센트나 급증했다는데, 출근길에 서로의 체온을 너무 진하게 느끼느라 땀이 다 나더라. 서울시에서는 급하게 전세버스 빌려서 셔틀 돌리고 있는데, 이게 하루에만 10억 원씩 깨진대. 내 소중한 세금이 도로 위에서 불타오르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기분이야.
더 킹받는 건 다음 협상 일정도 아직 안 잡혔다는 사실이지. 당분간은 평소보다 알람 30분 일찍 맞추고 튼튼한 두 다리나 지하철에 운명을 맡겨야 할 것 같아. 가로변 버스전용차로 잠시 풀었다니까 차 있는 사람들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뚜벅이들은 그냥 오늘부터 강해지는 수밖에 없다. 이것이 바로 2026년 서울판 서바이벌 게임의 시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