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금 떼일까 봐 밤잠 설치며 고통받던 시대도 이제 끝물인 듯싶어. 정부가 전세 사기꾼들 뚝배기 깨버리겠다고 전세신탁이라는 카드를 전격 꺼내 들었거든. 이게 뭐냐면, 세입자가 낸 소중한 보증금을 집주인 통장에 바로 꽂아주는 게 아니라 HUG 같은 믿음직한 형님들한테 일단 맡겨두는 방식이야. 한마디로 집주인이 내 돈으로 코인을 하든 풀베팅을 하든 딴짓 못 하게 원천 봉쇄하겠다는 소리지.
지금까지는 전세 사고 터지면 보증 보험 믿고 기다리는 동안 진짜 피가 말랐잖아. 대위변제니 뭐니 서류 떼다 지쳐서 숨넘어갈 뻔했는데, 이 제도가 도입되면 미리 예치된 돈에서 바로 빼서 돌려주니까 속도가 거의 광속급으로 빨라질 거야. 집주인 입장에서도 보증 수수료가 낮아지는 인센티브가 있어서 마냥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라고 하네. 물론 자기 수중에 돈이 안 들어오니 입맛은 좀 쓰겠지만 말이야.
정부는 일단 민간임대사업자들부터 선택지로 줘서 판을 깔아줄 모양이야.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될 텐데, 관건은 집주인들 참여를 얼마나 이끌어내느냐지. 신탁 수익률을 최소 시중 금리만큼은 뽑아줘야 집주인들도 고개를 끄덕일 것 같거든. 전세라는 게 워낙 우리나라에만 있는 독특한 빌런급 제도라 해외 사례 베끼기도 힘들어서 우리 손으로 정교하게 깎고 다듬는 중이라니 눈 부릅뜨고 지켜보자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