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래포구 여기가 또 한 건 제대로 터뜨렸어. 예전에 상인들이 단체로 바닥에 엎드려서 절하면서 바가지 안 씌우겠다고 세상 불쌍한 척 쇼하던 거 기억나나 몰라. 그때 눈물 콧물 짜면서 신뢰 회복하겠다고 하더니 역시 검은 머리 짐승은 거두는 게 아니고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라는 말이 과학인 것 같아. 이번에는 새우 가격 때문에 역대급 빌런이 등판했거든.
내용을 보니까 한 상인이 새우 1kg을 2만 5천 원이라는 아주 착한 가격에 팔고 있었어. 근데 이게 주변 상인들 눈에는 아주 꼴불견이었나 봐. 40대 상인 A씨가 찾아와서 왜 우리랑 가격 안 맞추고 혼자 튀냐며 담합을 요구했대. 다 같이 비싸게 팔아서 호구들 등쳐먹어야 하는데 왜 장사 방해하냐는 못된 심보지. 끼리끼리 해 먹으려다가 정의로운 상인 한 명을 매장시키려 한 거야.
소신 있게 장사하던 상인이 이걸 거절하니까 바로 흉기 꺼내 들고 위협하면서 주먹을 휘둘렀어. 말리던 동업자까지 세트로 얻어맞았다는데 이건 뭐 시장 바닥이 아니라 거의 느와르 영화 실사판 수준이야. 새우 사러 왔다가 연장 구경까지 하게 생겼으니 살벌해서 어디 무서워 가겠냐고.
더 킹받는 건 가해자 상인의 태도야. 경찰 조사에서 자기가 한 짓은 인정하면서도 정작 중요한 부분은 기억이 잘 안 난다며 선택적 기억 상실증을 시전 중이래. 불리하면 일단 기억 삭제 버튼 누르는 건 빌런들 공통 패시브인가 봐. 아주 전형적인 양아치 수법이라 실소가 터질 정도야.
결국 이 빌런 상인은 검찰에 넘겨졌고 소래포구 민심은 다시 한번 안드로메다로 떠났어. 싸게 팔면 상을 줘도 모자랄 판에 오히려 린치를 가하는 동네라니 정말 대단하다 싶어. 이제 소래포구 가면 새우 가격 물어보기 전에 방검복부터 챙겨 입어야 할 판이야. 진짜 양심 있게 장사하는 사람만 고통받는 세상인 것 같아서 씁쓸하면서도 어이가 없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