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 같았던 출퇴근길의 주범, 서울 시내버스 파업이 드디어 끝났어. 엊그제부터 버스 안 와서 추운 날씨에 지하철로 꾸역꾸역 밀려 들어갔던 뚜벅이들 이제 광명 찾을 시간이야. 노사가 밤샘 토론 끝에 14일 밤 11시 50분쯤에 극적으로 도장을 찍었대. 15일 새벽 첫차부터 이미 정상적으로 굴러가고 있으니까 정류장에서 하염없이 기다리다가 멘붕 올 일은 이제 없겠지.
합의 내용을 슬쩍 보니까 월급을 2.9퍼센트 올리기로 했더라고. 노조는 3퍼센트 원했고 사측은 0.5퍼센트만 주겠다고 팽팽하게 버텼는데 결국 그 사이 어딘가에서 적당히 퉁친 느낌이지. 그리고 정년도 원래는 63세였는데 이제 65세까지 단계적으로 연장해주기로 했대. 어르신 기사님들의 숙련된 운전 실력을 더 오래 볼 수 있게 된 셈이야.
덕분에 서울시가 운영하던 비상수송대책도 싹 사라졌어. 파업 기간에 연장 운행했던 지하철도 이제 평소처럼 돌아가고 자치구 셔틀버스도 운행 종료됐으니까 헷갈리지 말자. 버스 노조 위원장님도 시민들 고생시켜서 미안하다고 고개 숙이셨고 시장님도 노사 양측 결단에 감사하다며 훈훈하게 마무리하는 분위기더라고.
물론 찜찜한 구석은 남아 있어. 가장 골치 아픈 문제였던 임금 체계 개편안은 이번 합의에서 쏙 빠졌거든. 나중에 대법원 판결 나오면 또 한바탕 붙을 기세긴 한데 일단은 당장 버스가 다니니까 한시름 놓아도 될 것 같아. 암튼 이제 숨 막히는 지옥철이랑은 작별하고 시원하게 버스 창가 자리 앉아서 가자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