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세상에 별의별 빌런이 다 있다지만 이건 선 좀 세게 넘은 것 같아. 한 여성이 지인 소개로 매너 좋고 재력까지 갖춘 갓벽한 남자를 만났는데, 첫눈에 반해서 냉큼 결혼을 결심했거든. 근데 이 남자가 사업상 해외 출장이 많다는 핑계로 혼인신고는 나중에 하고 결혼식부터 올리자고 꼬드기더라고. 시댁 식구들도 우리 노총각 아들이 드디어 참한 색시 만났다면서 상견례 때부터 엄청 환영해주길래 진짜 축복받은 결혼인 줄로만 알았지.
그런데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어. 우연히 가족관계증명서를 떼봤다가 배우자에 아이까지 떡하니 있는 유부남이라는 소름 돋는 사실을 발견했거든. 정체가 털리니까 남자가 그제야 무릎 꿇고 빌면서 헤어지기 싫다고, 위자료로 10억 주겠다는 각서까지 써줬다네. 근데 더 골 때리는 건 시어머니 반응임. 미안해하기는커녕 어차피 끝난 사이니까 그냥 네가 “첩”이라고 생각하고 살면 안 되겠냐고 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시전하셨음. 이 정도면 가족 전체가 단체로 작정하고 며느리 한 명 바보 만든 사기극 아니냐.
전문가 조언 들어보니까 이런 게 중혼적 사실혼이라는데, 혼인신고를 안 했으니 이혼 소송이 아니라 사실혼 부당 파기로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한대. 10억 각서도 감정적으로 격앙된 상태에서 쓴 거면 법원에서 효력을 제한할 수 있어서 전액 받기 힘들 수도 있다지만, 시댁 식구들이 공모해서 속인 거면 다 같이 엮어서 위자료 청구는 가능하다고 해. 진짜 사람 무서워서 어디 함부로 소개받겠나 싶어. 이런 건 진짜 법대로 영혼까지 털어야 정신 차릴 듯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