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나 싶네. 배우 김고은이 먼저 세상을 떠난 동료 나철의 3주기를 맞아서 수목장지를 조용히 찾았더라고. SNS에 짧게 “또 올게”라고 남기면서 사진 한 장을 올렸는데, 나무 앞에 정성스레 차려진 술이랑 안주 보니까 마음이 참 몽글몽글해진다.
두 사람은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이랑 드라마 ‘작은 아씨들’에서 같이 연기하면서 끈끈한 인연을 쌓았었지. 고 나철 배우는 ‘빈센조’나 ‘해피니스’ 같은 띵작들에서 연기 진짜 찰떡같이 소화해서 눈도장 제대로 찍었던 실력파였잖아. 2023년 초에 갑자기 건강이 안 좋아져서 우리 곁을 떠났을 때 정말 안타까웠는데, 그때 김고은이 끝까지 함께 못 있어줘서 미안하다면서 남겨진 보물들은 자기가 꼭 지켜주겠다고 했던 약속이 아직도 생생해.
그 약속 허투루 하지 않고 바쁜 스케줄 와중에도 꾸준히 찾아가서 인사하는 거 보니까 진짜 의리 하나는 기깔난다. 사실 누군가를 3년 내내 한결같이 기린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잖아. 겉으로만 보여주기식이 아니라 진심으로 동료를 아끼는 게 느껴져서 더 감동인 것 같아.
이런 게 진짜 사람 냄새 나는 모습 아닐까 싶어. 연기도 잘하지만 마음씨까지 따뜻한 갓고은의 찐우정에 괜히 내 마음까지 훈훈해지는 기분임. 하늘에 있는 나철 배우도 친구의 이런 방문에 아마 환하게 웃으면서 고마워하고 있을 것 같아. 앞으로도 이런 선한 영향력 보여주는 배우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