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가슴속에 3천 원 품고 다니던 낭만의 시대는 완전히 저물었어. 건대입구 근처 노점상 갔다가 붕어빵 3개에 2천 원이라는 가격표 보고 내 눈이 잘못된 줄 알았잖아. 예전엔 천 원에 3개, 인심 좋으면 4개까지 주던 그 시절이 어찌나 그리운지 몰라. 요즘은 핫한 카페 같은 데 가면 한 마리에 천 원을 훌쩍 넘겨서 거의 1,350원씩 받기도 하더라. 이 정도면 간식이 아니라 거의 특식 수준이지.
붕어빵이 이렇게 귀한 몸이 된 건 원재료값이 진짜 선을 넘었기 때문이야. 국산 팥 가격이 최근 5년 평균보다 65%나 뛰어서 40kg 한 포대에 77만 원이 넘는대. 설탕이랑 밀가루 값도 세트로 같이 오르더니 사장님들도 팔면 팔수록 손해 보는 느낌이라며 곡소리를 내고 있어. 가격을 올리자니 손님이 안 오고, 안 올리자니 재료비도 안 나오니까 노점들이 하나둘 사라지는 슬픈 현실이야.
전문가들 말 들어보니까 이게 그냥 잠깐 이러는 게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라네. 팥 작황이 워낙 변덕스러워서 수입을 확 늘리지 않는 이상 가격 안정화가 쉽지 않대. 서민 간식의 대명사였던 붕어빵이 이제는 고급 디저트 라인에 합류하게 생겼어. 지갑은 얇아지는데 물가는 브레이크 없이 질주하니까 길거리에서 김 모락모락 나는 붕어빵 하나 사 먹는 것도 이제는 큰맘 먹고 결정해야 하는 일이 돼버렸어.
이러다가 조만간 붕어빵 한 마리 먹으려면 할부 결제 되냐고 물어봐야 할 판이야. 가성비 좋은 다른 간식으로 갈아타야 하나 싶으면서도 겨울 하면 붕어빵인데 참 씁쓸하네. 이제 “붕세권”이라는 말도 부자 동네 전유물이 되는 건 아닌지 걱정돼. 내 소박한 겨울 즐거움이 이렇게 원재료값 폭격 맞고 사라지는 걸 보니 마음이 참 거시기하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