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가 좀 쑤셔서 강남에서 유명하다는 척추 전문 병원에 갔더니 다짜고짜 수술부터 하자고 해서 140만 원 쿨하게 결제하고 입원했어. 근데 수술대에 오르기도 전에 갑자기 퇴원하라는 통보를 받은 거야. 알고 보니 검사 결과에서 에이즈 양성이 떴다네. 간호사들은 이미 무슨 예비 범죄자 보듯이 쳐다보고 있고 분위기 완전 싸해진 거지.
결혼 14년 차에 토끼 같은 자식만 셋인 평범한 가장인데 이게 대체 뭔 소린가 싶어서 머릿속이 하얘졌대. 병원 측은 재검사를 세 번이나 돌렸는데 정확도가 99.7%라면서 아주 확신을 하더라고. 심지어 아내랑 애들도 감염됐을 수 있다는 소리까지 하니까 진짜 세상이 무너지는 기분으로 3일 동안 지옥을 맛본 거야.
근데 반전은 며칠 뒤에 일어났어. 상급 병원에서 다시 검사해 보니까 그냥 음성이래. 한마디로 생사람 잡는 역대급 오진이었던 거지. 더 웃긴 건 어깨 아픈 것도 병원에서 아무 처치도 안 했는데 그냥 씻은 듯이 나아버렸다는 거야. 진짜 사람 인생 하나 순식간에 나락 보낼 뻔한 거 아니냐고.
제일 킹받는 부분은 병원의 대처야. 평생 잊지 못할 정신적 충격을 줘놓고 사과 한마디 없었대. 억울해서 140만 원 검사비라도 돌려달라고 하니까 원무과에서는 환불 안 되니까 꼬우면 소송하라는 식으로 배 째라고 나왔어. 보건소에 신고해도 의사 자술서 한 장이면 장땡이라 법적으로도 답이 없나 봐. 진짜 의료계 갑질의 끝판왕을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까 싶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