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에서 직장 판타지 보여주는 걸 직장인 포르노라고 하잖아. 근데 요즘 육아 예능도 딱 그 수준이지. 화보 같은 집구석에 최신 장난감 도배해놓고 애는 맨날 웃기만 해. 근데 그거 다 편집의 힘이고 자본의 냄새인 거 다들 알잖아. 현실은 애가 밥 안 먹는다고 뻗대면 멘탈 바사삭 되는 게 일상인데 말이야. 피곤에 절어서 머리도 못 감고 목 늘어난 티셔츠 입고 있는 게 진짜 부모 모습인데 티비에는 머리에 왁스 바른 연예인만 나오니까 괴리감이 장난 아니지.
문제는 이걸 보고 있으면 내 처지가 너무 초라해 보인다는 거지. 우리 집은 장난감 지옥에 애는 툭하면 우는데 티비 속 육아 환경은 넓은 집에서 세련된 인테리어로 채워져 있으니까 말이야. 괜히 나만 못난 부모인가 싶고 내가 애를 잘못 키우고 있나 하는 파괴적인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게 돼. 검은 티비 화면에 비친 내 초라한 몰골을 보면 현타 오는 건 순식간이지.
근데 기저귀 갈다 오줌 세례 한 번 안 맞아본 부모가 어디 있겠어. 맘카페 가서 남들 사는 얘기 들어보거나 옆집 놀러 가보면 다들 우리랑 비슷하게 살고 있어. 모델하우스랑 실제 집이 다르듯이 육아 예능도 그냥 만들어진 이미지일 뿐이야. 넓은 집이랑 비싼 유모차 없어도 애 눈 맞춤 한 번 더 해주고 스킨십 해주는 게 아이 자존감에는 최고거든.
완벽한 부모 되려고 스스로를 갉아먹지 말고 그냥 적당히 괜찮은 부모면 충분해. 티비 속 박제된 판타지에 휘둘리지 말고 오늘 하루도 아이 옆에서 꿋꿋하게 버텨보자. 그게 진짜 최고의 부모니까 말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