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동안 같이 산 부부인데 남편이 요새 회식이다 야근이다 하면서 집에도 늦게 오고 영 수상하게 굴었나 봐. 아내는 감은 왔지만 확증이 없어서 끙끙 앓고 있었지. 그러던 중 뜬금없이 남편 직장 동료의 남편한테 연락이 왔는데, 알고 보니 자기 남편이 그 집 마누라랑 바람이 났다는 소식이었어. 남의 남편한테서 자기 남편 불륜 소식을 듣는 기분은 어떨지 상상도 안 간다.
졸지에 뒤통수 제대로 맞은 두 피해자가 만나서 증거 공유하고 서로 위로해 주다 보니 이게 웬걸, 피해자끼리 눈이 맞아버린 거야. 결국 둘도 사랑에 빠져서 이른바 “크로스 불륜”이라는 기묘한 상황이 벌어졌어. 나중에 이 사실을 아내의 남편도 알게 되면서 양쪽 남편끼리 서로 상간자 소송 걸고 한바탕 소동이 났지. 근데 법적으로 따져보니까 둘 다 똑같이 바람피운 거라 부정행위 정도가 비슷하면 위자료는 서로 안 주고 안 받는 걸로 퉁치게 된다고 하더라고.
한쪽이 대놓고 살림을 차렸거나 아이를 낳은 수준이 아니면 법원에서도 그냥 “똔똔”으로 처리해 버린대. 결국 두 부부 모두 이혼 도장 찍고 깔끔하게 남남이 됐어. 재산은 기여도에 따라 나누고 아이는 엄마가 키우는 걸로 정리됐다는데, 증거 찾으러 만났다가 새로운 사랑을 찾는 전개가 참 어처구니없지. 복수가 복수를 부르는 뫼비우스의 띠도 아니고 현실이 막장 드라마보다 더 스펙터클한 법이야. 역시 사람 일은 한 치 앞을 모른다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