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지하철역 화장실에 볼일 보러 갔다가 심장 마비 올 뻔한 사건이 터졌어. 웬 뱀 두 마리가 화장실 바닥에서 똬리를 틀고 정모를 하고 있었거든. 처음에는 누가 모형 뱀으로 몰카 찍는 건 줄 알았는데, 꿈틀거리는 거 보고 다들 멘붕 왔을 거야. 알고 보니 그중 한 마리가 몸값 좀 나가는 국제적 멸종위기종 2급 볼파이톤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졌어. 강남 한복판에서 멸종위기종 뱀을 만나다니 실화냐고.
강남구가 동물보호관리시스템에 “주인 찾아요”라고 공고까지 올리며 애타게 주인을 기다렸지만, 끝내 그 뱀 주인이라는 사람은 나타나지 않았어. 아마 집에서 애완용으로 키우다가 사이즈가 감당 안 될 정도로 커지거나 관리하기 귀찮아지니까 슬쩍 지하철역 화장실에 유기하고 튄 것 같아. 파충류가 무슨 잃어버린 무선 이어폰도 아니고 공공장소에 드랍하고 가는 건 진짜 선 제대로 넘은 거 아니냐고. 뱀 입장에서도 차가운 타일 바닥에서 얼마나 당황스러웠을지 생각하면 짠해.
결국 한강유역환경청이랑 협의해서 이 귀한 뱀님은 충남 서천에 있는 국립생태원으로 럭셔리하게 모셔졌어. 이제는 지저분한 지하철 화장실 대신 쾌적하고 전문적인 생태원에서 호강하며 관리받으며 살게 된 거지. 구청장님도 이런 무책임한 유기 행위는 시민들한테 공포를 주는 명백한 동물 학대라고 생각해서 앞으로 엄정하게 대처하겠다고 선포했어. 생명을 끝까지 책임지지 못할 거면 애초에 입양조차 하지 않는 게 이 바닥 국룰이야. 제발 무개념 유기 빌런들은 반성 좀 하고 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