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아픈 아내를 홀로 지켰던 70대 할아버지의 이야기가 참 안타깝게 끝났어. 당뇨병 같은 지병으로 고생하는 아내를 정성껏 돌봤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아내의 상태는 나빠지고 치료비 부담까지 겹치면서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완전히 무너져 버린 것 같아. 결국 지난해 여름에 쌓였던 감정이 폭발하면서 아내를 폭행해 숨지게 하는 비극이 벌어지고 말았지.
할아버지는 법정에서 아내를 그냥 “툭툭 치기만 했을 뿐” 죽일 생각은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어. 하지만 국과수 부검 결과는 할아버지의 말과는 너무나도 달랐어. 전신에 가해진 강한 충격 때문에 피하출혈과 속발성 쇼크가 왔고, 갈비뼈가 부러져서 호흡조차 하기 힘든 상태였다는 사실이 드러났거든. 경찰 조사에서는 밥 먹으라는 말을 안 듣고 소파에 누워만 있어서 화가 나 얼굴을 차고 배를 짓눌렀다는 충격적인 진술까지 나왔어. 아내가 제정신이 아니라서 손찌검을 해야 말을 듣는다고 생각했다는 부분에선 정말 가슴이 먹먹해지더라고.
재판부는 아내가 숨지기 전까지 겪었을 극심한 고통을 지적하면서도, 할아버지가 장기간 간병으로 인해 심신이 온전치 못한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저지른 범행이라는 점을 고려했어. 초범이라는 점도 참작해서 징역 2년을 선고했는데, 평생을 함께한 반려자를 자기 손으로 떠나보낸 할아버지의 심정도 참 복잡할 것 같아. “긴 병에 효자 없다”는 옛말이 배우자 사이에서도 예외가 아님을 보여주는 씁쓸한 사건이야. 고령화 사회에서 간병 부담을 오롯이 가족이 짊어져야 하는 현실이 이런 비극을 만든 게 아닐까 싶어 마음이 참 무겁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