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형 할배가 10년 만에 아침마당 찾아와서 묵직한 입담 제대로 털고 갔어. 최근에 이순재 쌤을 비롯해서 원로 배우분들이 세상을 많이 떠나셨잖아. 엠씨가 그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고 마음이 허하지 않냐고 슬쩍 물어봤거든. 근데 박근형 쌤이 나도 이제 무럭무럭 늙어가겠다면서 농담 던지는데 이게 진짜 연륜에서 나오는 짬바 킹정하는 부분이지.
먼저 가신 동료분들 생각하면서 이제 내 차례가 온 것 같기도 하다는 말을 툭 뱉으시는데, 그게 슬프다기보다는 오히려 초연해 보여서 뼈 때리는 느낌이었어. 가신 분들 뒷자리가 허전하지 않게 자기가 그 자리를 채우며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하시는데 진짜 리스펙 그 자체였음. 연기에 대한 집념이 여전하시더라고.
지금 국립극장에서 “더 드레서”라는 연극 공연 중인데, 2차 세계대전 포화 속에서도 무대를 지키려는 광기 어린 예술혼을 보여준대. 오만석, 정동환 같은 실력파 배우들이랑 같이 호흡 맞춘다니까 퀄리티는 이미 보증된 셈이지. 3월 1일까지 상연한다는데 박근형 쌤의 그 뜨거운 에너지를 직접 보고 싶으면 무조건 고고해야 함.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도 유머로 승화시키는 거 보면 확실히 대배우는 결이 다르긴 달라. 우리도 나중에 저렇게 멋지게 나이 먹어서 주변 사람들 챙길 수 있는 찐으른이 되어야 할 텐데 말이야. 갓근형 쌤 건강 관리 잘해서 오래오래 무대 서주셨으면 좋겠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