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김해의 한 신축 아파트에서 BMW 차주가 공동현관 앞에 당당하게 주차를 시전하더니 아주 전설적인 쪽지를 남겼어. 스티커 붙이기만 하면 아파트 입구를 가로로 막아버리고 휴대폰도 꺼버리겠다는 무시무시한 엄포를 놓은 거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영혼까지 털리니까 이 차주가 직접 등판해서 해명글을 올렸는데 이게 또 레전드 갱신이야.
자기도 관리비랑 주차비를 꼬박꼬박 내는데 늦게 퇴근하면 자리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꾸역꾸역 주차한 거라고 하더라고. 게다가 주차 딱지 때문에 세차비가 3만 원이나 더 나왔다며 은근히 피해자 코스프레를 시전했지. 본인은 통행에 지장 없게 잘 주차했는데 제보자가 앞뒤 다 자르고 올렸다며, 익명 뒤에 숨어서 조롱하는 게 어른이냐고 오히려 역공을 펼치더군.
술 마시고 홧김에 쪽지 쓴 건 죄송하고 부끄럽지만, 주차 공간을 제대로 안 만든 건 아파트 시공사 잘못 아니냐는 논리야. 자기는 정당하게 비용을 지불했는데 왜 주차를 못 하냐며 억울함을 토로했지. 하지만 사람들은 이미 주차 딱지가 7~8장이나 붙었다는 사실에 주목하며 상습적인 빌런의 향기를 느끼고 혀를 차는 중이야.
잘못은 본인이 해놓고 비판하는 사람들더러 참된 어른이 아니라고 훈수 두는 이 기적의 논리, 정말 가슴이 웅장해지는 내로남불의 정석이 아닐 수 없어. 사과는 하는 것 같지만 알맹이는 결국 남 탓이라서 읽는 사람들 뒷목 잡게 만드는 재주가 아주 예술이야. 이런 식의 해명이면 민심이 돌아오긴커녕 더 멀어질 것 같은데 참 대단한 마인드인 듯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