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천만 원씩 꼬박꼬박 갖다 바치는 능력남 남편이 등장했는데, 집 상태는 거의 유적지 발굴 현장 수준이라 보는 이들의 뒷목을 잡게 했어. 결혼 13년 차에 애가 셋인데, 아내는 설거지랑 청소를 아예 파업한 상태래. 식기세척기 사줬더니 그릇이 산더미처럼 쌓여야 돌린다고 방치하고, 화장실 머리카락은 치우는 대신 구석으로 밀어두는 게 루틴이라나 봐. 심지어 냉장고에는 이사 올 때부터 박혀 있던 음식이 화석이 되어가고 있다니 말 다 했지.
애들 밥은 맨날 배달 아니면 밀키트인데, 아내는 이것도 자기 사랑을 듬뿍 담아 조리하는 거라며 역대급 자기합리화를 시전했어. 더 기가 막힌 건 아내가 일주일에 4~5일을 교회에서 살다시피 한다는 거야. 밖에서는 신앙심이 우주를 뚫는데 정작 집구석은 개판 오 분 전인 상황인 거지. 남편은 13년 동안 부부 관계도 딱 10번뿐이었다며 거의 사리 나올 지경이라고 서러움을 토해냈어.
아내는 청소할 때 기쁨이 없어서 안 하는 거고, 지금은 예전에 비해 엄청 나아진 거라며 해맑게 웃더라고. 이걸 본 이호선 교수가 정색하면서 이게 웃을 일이냐고 매운맛 일침을 날렸지. 애들이 도대체 뭘 보고 배우겠냐며 팩폭을 날렸지만, 아내는 애들이랑 사이만 좋으면 됐지 남편만 예민하다는 반응이야. 가족이라면 서로 역할을 분담하고 노력해야 하는데, 한쪽만 등골 휘게 고생하고 한쪽은 나 몰라라 하면 그게 제대로 된 가정인지 의문이 들 정도야. 진짜 보는 내내 고구마 100개 먹은 것처럼 답답해서 미치겠더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