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그날, 진천선수촌에서 황대헌 바지를 냅다 잡아당겨서 엉덩이 노출시킨 사건 기억하는 사람 있냐. 그때부터 쇼트트랙판 역대급 막장 서사가 시작된 거지. 린샤오쥔은 그냥 친한 사이에 장난친 거라고 했지만, 황대헌은 여자 선수들 앞에서 그게 뭐 하는 짓이냐며 멘탈 바사삭 됐거든. 법정까지 가서 1심 유죄 나오고 2심 3심 무죄 나오면서 아주 롤러코스터 제대로 탔었지.
근데 린샤오쥔이 여기서 갑자기 중국으로 귀화하는 필살기를 써버리네. 한국에서는 운동하기 글렀다 싶었는지 이름까지 바꾸고 붉은 유니폼을 입어버린 거야. 지난 베이징 올림픽 때는 국적 바꾸고 3년 지나야 한다는 규정 때문에 관중석에서 직관만 해야 했는데, 그사이에 황대헌은 금메달 따고 승승장구했거든. 린샤오쥔 입장에서는 속이 타다 못해 재가 됐을걸.
이제 2026년 밀라노에서 그 3년 유예 기간이 딱 끝났어. 이제는 피할 구멍도 없고 빙판 위에서 정면승부만 남은 상태임. 황대헌은 담담하게 지금까지 준비한 거 다 보여주겠다고 칼 갈고 있고, 린샤오쥔은 취재진 질문에 입 꾹 닫고 경기 끝나고 보자며 포스를 풍기는 중이야.
한때는 태극마크 같이 달고 형 동생 하던 사이였는데, 이제는 서로의 심장에 칼 꽂아야 하는 운명의 라이벌이 되어버렸네. 7년 전 바지 사건으로 시작된 이 기나긴 악연이 밀라노 은반 위에서 어떻게 마무리될지 진짜 궁금해 미치겠다. 과연 누가 마지막에 웃으면서 스케이트 날을 들이밀지 이번 쇼트트랙은 무조건 본방 사수 각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