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은 진짜 한 편의 소년 만화 그 자체였음. 우리 최가온 선수가 사고를 제대로 쳤는데, 이게 단순한 승리가 아니라 한국 스키 역사상 최초의 동계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점이 킬포임. 전설의 클로이 킴을 꺾고 시상대 제일 높은 곳에 올라갔으니 국뽕이 치사량 수준으로 차오를 수밖에 없음.
사실 초반엔 분위기 진짜 싸했음. 1차 시기 때 점프하다가 슬로프 턱에 걸려서 대차게 넘어졌거든. 한동안 못 일어나길래 부상 심한 줄 알고 다들 가슴 졸였고, 전광판에 기권 표시까지 떠서 사실상 끝났나 싶었음. 그 사이에 클로이 킴은 여유 있게 고득점 찍으면서 올림픽 3연패 시동 거는 분위기였지.
근데 마지막 3차 시기에서 진정한 각성 모드가 터짐. 몸 상태도 정상이 아니고 눈까지 내리는 악조건이었는데, 최가온이 멘탈 꽉 잡고 900도랑 720도 회전 연기를 기가 막히게 성공시켜버림. 여기서 90.25점 받으면서 그대로 순위표 대가리 깨버렸는데 소름 돋았음. 클로이 킴도 당황했는지 마지막에 엉덩방아 찍으면서 결국 은메달로 밀려남.
더 놀라운 건 최가온 선수가 2008년생이라 클로이 킴이 갖고 있던 최연소 금메달 기록까지 갈아치웠다는 거임. 17살 3개월이라는 나이에 세계 정점에 서다니 재능이 정말 무시무시한 수준임. 한국 설상 종목에서 이런 천재가 나왔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고, 앞으로 얼마나 더 쓸어 담을지 벌써부터 기대됨. 스키협회는 당장 최가온 선수한테 감사 인사 제대로 박아야 할 듯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