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밀라노 올림픽에서 진짜 영화 한 편 뚝딱 찍고 온 스노보드 갓기 최가온 서사가 아주 미쳤음. 하프파이프 결선 1, 2차 시기에서 연속으로 굴러버려서 다들 가슴 철렁했거든. 오죽하면 들것까지 들어왔는데 우리 가온 선수가 “잠깐만요” 외치고 발가락부터 꼼지락거리며 직접 일어남. 코치님은 상태 안 좋으니까 제발 기권하자고 뜯어말렸지만 승부욕 만렙인 갓기는 포기를 모름. 입 꾹 닫고 다시 올라가서 기권 번복하는 패기 좀 보라지.
결국 마지막 3차 시기에서 90.25점이라는 미친 점수로 전설의 클로이 김을 제치고 금메달을 따버림. 심지어 클로이 김이 가지고 있던 역대 최연소 기록까지 싹 갈아치우는 기염을 토했음. 경기 끝나고 우상이었던 클로이 김 언니랑 포옹하는데 뭉클함 그 자체였지. 근데 반전 매력은 이제부터임. 금메달 따고 소감이 뭐냐니까 할머니가 해주는 맛있는 밥 먹고 싶고 친구들이랑 파자마 파티 할 계획이라고 함. 역시 08년생 고딩 감성은 못 속이나 봄.
사실 우리나라 스노보드 환경이 진짜 척박하잖아. 하프파이프 훈련 시설이 딱 한 곳뿐이라 여름에는 일본까지 건너가서 연습하는 열악한 환경인데 이런 성과를 낸 게 진짜 레전드 그 자체임. 가온 선수가 말하길 스노보드는 결과보다 즐기면서 타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함. 무릎이랑 손목 상태도 영 아니었다는데 얼른 귀국해서 할머니 집밥 먹고 푹 쉬었으면 좋겠음. 다음 목표는 거창한 거 없이 그냥 오늘의 나보다 더 잘 타는 선수가 되는 거래. 이런 게 바로 진정한 챔피언의 마인드 아닐까 싶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