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명절이라지만 통계 숫자를 뜯어보면 아주 살벌해. 설 연휴 지나고 나서 1월부터 3월 사이에 도장 찍으러 가는 부부들이 유독 많다는 게 실화냐 싶겠지만 데이터가 그렇게 말해주고 있거든. 특히 1월 이혼 비중이 8% 후반대로 상위권이라는데 명절 스트레스가 진짜 가정 파탄의 빌미를 제대로 제공하는 모양이야. 물론 서류 처리 기간 같은 변수도 있겠지만 전문가들도 명절 때 쌓인 앙금이 수면 위로 올라오는 게 결정타라고 입을 모으고 있어.
결혼 5년에서 9년 차 부부들이 제일 많이 갈라서고 자식 다 키운 뒤에 안녕을 고하는 황혼 이혼도 꾸준히 늘고 있대. 갈등의 핵심을 들여다보니까 역시나 시댁 방문 문제가 메인이었어. 기혼 여성 10명 중 6명 정도는 시댁 가는 게 너무 불편하다고 하더라고. 시어머니와의 관계가 제일 힘들고 시누이가 그 뒤를 잇는 걸 보면 명절 빌런의 계보가 아주 뚜렷해. 조상님 뵙기 전에 내 멘탈이 먼저 가출할 판이니 말 다 했지.
남자들도 나름대로 아내랑 일정 조율하느라 머리 터질 지경이라고 하네. 한쪽은 관계 맺는 거 자체가 기 빨리는 일이고 다른 쪽은 중간에서 샌드위치 돼서 눈치 보느라 고역인 거지. 이런 인식의 간극이 명절이라는 특수 상황을 만나면 폭발해버리는 거야. 사소한 오해가 스노우볼 굴러가듯 커져서 결국 남남이 되는 걸 보면 안타깝기도 해. 조상님 기쁘게 해드리려다 정작 살아있는 가족끼리 원수 되는 건 좀 아니지 않겠어. 서로 눈치 챙기면서 선 넘지 않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