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대통령 부부가 이번 설날에도 나란히 감빵에서 떡국 한 그릇씩 하게 생겼어. 벌써 옥중에서 맞이하는 두 번째 명절이라는데, 참 기구한 운명이지. 서울구치소랑 서울남부구치소 식단표가 떴는데, 둘 다 설날 아침엔 따끈한 떡국이 나온다고 하네. 1인당 한 끼 식재료비가 고작 1580원꼴이라는데, 예전의 화려한 청와대 만찬 생각하면 참 소박하다 못해 짠한 명절상이 아닐 수 없어.
명절이라고 고기반찬 가득한 특식 같은 건 꿈도 못 꾸고 그냥 매주 화요일에 나오는 평범한 일반 식단 그대로래. 작년 추석 때도 그랬다더니 이번에도 법대로 얄짤없이 가성비 넘치는 메뉴로 통일된 모양이야. 법에는 뭐 특별한 날에 맛있는 거 챙겨줄 수 있다는 조항이 있긴 하지만, 의무 사항은 아니라서 구치소 측에서 그냥 예산 아끼기로 한 것 같아. 남편은 떡국에 김자반 먹을 때 아내는 잡채랑 오징어젓무침 먹는 식이라 메뉴 구성도 은근히 차이가 있더라고.
진짜 문제는 떡국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모를 긴박한 상황이라는 거야. 연휴가 끝나자마자 19일에 내란 수괴 혐의로 1심 선고가 예정되어 있거든. 하필 연휴 기간에는 변호인 접견도 안 되고 면회도 싹 막혀 있어서, 좁은 방에서 조용히 벽이랑 대화하며 선고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처지야. 화려했던 권력의 정점에서 내려와 구치소 식단표나 쳐다보고 있는 거 보면 참 세상만사 새옹지마라는 생각이 드네. 조용히 떡국이나 씹으면서 그동안 쌓아온 업보를 되새겨야 할 시간인 듯 싶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