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기 유럽에 한 남자가 전쟁 끝나고 마을로 돌아와서 자기 땅 상속받겠다고 서류 들이미는데, 알고 보니 이 형님 사실은 남장여자였던 거야. 이름은 로즈고 살아남으려고 남자로 위장해서 군대까지 다녀온 생존형 인간임.
마을에서 제대로 정착하려면 결혼은 필수라길래 억지로 수잔나라는 여자랑 결혼까지 하게 돼. 정체 들통날까 봐 조마조마한데 밤일은 피할 수 없으니까 가짜 거시기까지 차고 어둠 속에서 거사를 치르는 눈물겨운 쇼를 보여줌. 근데 여기서 진짜 골 때리는 게 아내 수잔나가 갑자기 임신을 해버려.
로즈 입장에서는 절대 자기 애가 아니라는 걸 알지만, 자기 정체 들키면 사형당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 그냥 입 꾹 닫고 평온한 가정을 꿈꾸기로 함. 이게 무슨 막장 전개인가 싶겠지만 사실 당시 여자가 인간답게 이동하고 발언하고 상속받으려면 남자 행세 말고는 답이 없었던 비극적인 현실을 보여주는 거래. 나중에 벌에 쏘여서 옷 벗기다가 정체 뽀록날 위기에 처하는 장면은 진짜 심장 쫄깃해짐.
이번 2026 베를린 영화제에서 평점 압도적 1위 찍으면서 황금곰상 수상이 거의 확실시되는 분위기임. 주연 맡은 산드라 휠러는 이미 칸에서도 인정받은 괴물 배우인데 이번에도 영혼 갈아 넣은 연기로 관객들 넋을 빼놓았다고 하네. 단순히 자극적인 설정이 아니라 인간의 근본적인 자유와 성 규범에 대해 묵직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라 평론가들 사이에서도 칭찬이 자자해. 흑백 화면이 주는 묘한 긴장감이랑 몰입감이 상당해서 시상식 결과가 벌써부터 궁금해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