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삼겹살은 서민 음식이 아니라 거의 상견례급 귀족 메뉴로 격상됐다고 봐도 무방해. 서울에서 삼겹살 1인분 200g 주문하면 가격표에 2만 1000원이 찍히는데 이거 실화인가 싶을 정도야. 고기 한 점 입에 넣을 때마다 내 통장 잔고가 광광 우는 환청이 들릴 수준이지. 2만원 선 뚫린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앞자리가 바뀌어버리는지 참으로 비정한 세상이야.
김밥도 이제는 예전의 그 만만한 가성비 친구가 아니야. 한 줄에 평균 3800원이라는데 속 재료인 쌀, 김, 시금치, 계란값이 죄다 미쳐 날뛰고 있거든. 특히 쌀값은 1년 새 20퍼센트 넘게 올랐다니 김밥 사장님들도 속이 타들어 갈 거야. 이러다 조만간 김밥 한 줄에 5000원 찍고 프리미엄 분식 코스 요리 대접받는 날이 머지않은 것 같아.
칼국수도 만 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고 삼계탕은 이미 기본 2만 원 시대가 열렸어. 돼지들도 작년 폭염 때문에 더위 먹어서 잘 안 컸다는데 여기에 각종 질병까지 겹쳐서 공급이 줄었대. 사장님들도 인건비랑 임대료, 가스비 감당하느라 가격을 안 올릴 수가 없는 구조라니 이게 다 악순환이지.
진짜 내 월급 빼고 세상 모든 게 다 오르는 느낌이라 밖에서 밥 한 끼 사 먹기가 무서워. 점심시간마다 메뉴판 앞에서 햄릿 빙의해서 고민하게 되는 게 요즘 우리네 일상이잖아. 이러다가는 조만간 집에서 손가락만 빨거나 상추만 뜯어 먹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외식 물가 가파른 거 보니까 강제로 다이어트하게 생겼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