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에 ITX 입석으로 애기 안고 가던 엄마가 겪은 실화인데 진짜 인류애 풀충전되는 이야기임. 영주에서 청량리까지 가는 기차였는데 명절이라 그런지 사람 진짜 많아서 발 디딜 틈도 없었다고 하네. 애기는 계속 울지, 남편은 짐더미에 파묻혀 있지, 진짜 멘탈 털리기 딱 좋은 상황이었는데 웬 아저씨 한 분이 슥 나타나서 빈자리 있다고 따라오라고 한 거야.
알고 보니까 그 아저씨랑 아주머니 부부가 본인들이 어렵게 예약한 귀한 자리 중 하나를 뚝 떼서 양보해주신 거였음. 심지어 목적지까지 한 시간 반 넘게 남은 상황이었는데도 끝까지 본인들은 괜찮다면서 창가 자리를 쾌척하셨다니 이건 거의 현대판 성인 수준임. 사실 명절 기차표 구하는 거 피켓팅 그 자체잖아. 본인들도 힘들게 구한 좌석일 텐데 생판 남한테 선뜻 내주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닌데 말이야.
애기 엄마가 너무 감사해서 연락처라도 알려달라고 거의 빌다시피 했는데, 부부께서는 그냥 애기 잘 키우라는 세상 쿨한 멘트만 남기고 홀연히 사라지셨대. 요즘 세상 팍팍하다는 소리만 들리는데 이런 갓벽한 배려를 보니까 가슴이 웅장해진다. 이런 분들이야말로 진정한 으른의 표본이 아닐까 싶음. 나였으면 솔직히 다리 아파서 눈 감고 자는 척했을 텐데 반성 좀 해야겠어. 암튼 세상은 아직 살만하다는 결론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