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과기원 다니면 의대 입시 준비하는 게 기본 테크트리처럼 느껴졌는데 요즘 돌아가는 꼴이 예사롭지 않아. KAIST랑 UNIST 같은 4대 과기원에서 의대나 치대 가겠다고 학교 때려치우는 애들이 작년이랑 비교해서 거의 반토막 났거든. 작년엔 86명이나 의사 되러 떠났는데 올해는 지금까지 44명뿐이라니 이 정도면 의대런 유행도 슬슬 끝물인가 싶어. 특히 UNIST는 29명에서 4명으로 줄어든 거 보면 거의 떡락 수준이지.
물론 개강 직전까지 눈치싸움 하느라 자퇴생이 조금 더 늘 수도 있겠지만 전체적인 흐름은 확실히 꺾인 분위기야. 나라에서 이공계 기 살려준다고 병역 특례 혜택도 늘리고 연구비 지원도 팍팍 밀어준다는 소문이 돌면서 공대생들 마음이 흔들린 모양이야. 굳이 지옥 같은 의대 입시 다시 치르는 것보다 자기 전공 파고들어서 미래의 슈타인 형님들 되는 게 낫다고 판단한 거지. 고생해서 의대 가봤자 요즘 분위기도 숭숭한데 그냥 과기원에서 든든한 지원 받으며 연구하는 게 더 가성비 좋다는 계산이 선 걸지도 몰라.
국회에서도 이공계 애들 기 살려주려고 이것저것 대책 내놓는 거 보면 확실히 공대생 전성시대가 다시 오려나 봐. 이제 흰 가운보다 공대 체크무늬 셔츠가 더 간지 나는 시대가 올지도 몰라. 이공계 성장 사다리 복원하고 처우 개선해 준다니까 인재들이 딴마음 안 먹고 연구실에 붙어 있는 건 국가적으로도 이득이지. 과학기술이 미래를 바꾼다는 말이 그냥 빈말이 아니라는 걸 과기원 애들이 몸소 보여주고 있어. 공대 부심 제대로 부리면서 연구 몰두하는 모습이 꽤나 폼나는 세상이 오길 기대해 봐도 좋겠어. 인류의 구원은 역시 공학자의 손끝에서 나오는 법이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