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임대사업자들 통장 잔고에 아주 시원하게 구멍 나게 생겼다. 은행권 대출 잔액 14조 원 중에 무려 11조 원이 올해 만기인데, 정부에서 이걸 곱게 연장해줄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인다. 원래는 대출 새로 받을 때만 깐깐하게 따지던 RTI나 LTV 같은 빡센 규제를 연장할 때도 들이밀겠다는 계획이라, 돈 못 갚으면 집 내놓으라고 대놓고 압박하는 모양새다. 한마디로 “돈 없으면 버티지 말고 시장에 집 던져라”라고 강요하는 셈이다.
근데 이게 단순히 다주택 집주인들만 뒷목 잡고 쓰러지는 게 아니라서 더 골치 아픈 상황이다. 민간 임대주택 74%가 빌라나 오피스텔 같은 비아파트라는데, 집주인이 이자 비율 맞추려고 월세를 무지막지하게 올리거나 아예 대출 못 갚아서 집이 경매로 넘어가면 세입자들 보증금은 누가 지켜주나 싶다. 빈대 잡겠다고 초가삼간 태우는 수준을 넘어서 세입자들 주거 사다리까지 홀라당 태워 먹는 거 아니냐는 걱정이 아주 태산이다.
금융감독원은 벌써 전담팀까지 꾸려서 대출 현황 낱낱이 파악하고 제대로 털 준비를 마쳤다고 하니, 다주택자들은 그야말로 벼랑 끝에 서서 칼바람 맞는 기분일 거다. 그동안 저금리 믿고 영끌해서 임대업 하던 사람들 단체로 멘붕 와서 밤잠 설치게 생겼고, 부동산 시장에 매물 폭탄 쏟아질까 봐 다들 눈치 싸움이 장난 아니다. 과연 이 규제 폭풍 끝에 누가 살아남을지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겠지만, 당장 내 집 없는 세입자들은 걱정 때문에 잠 못 이루는 밤이 길어질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