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쇼트트랙의 살아있는 화석이자 메달 수집가 최민정이 이번 밀라노 대회를 끝으로 올림픽 무대 은퇴를 공식화했어. 올림픽 메달만 7개라니 이 정도면 거의 인간 자석 수준인데, 이제 그 무거운 메달들 목에 거는 것도 마지막이라니까 좀 짠하긴 하네. 기자회견장에서 이번이 찐으로 마지막 올림픽이라고 못을 박으면서 선수 생활 전체를 완전히 접을지 말지는 시간을 좀 더 두고 천천히 정리하겠다고 하더라고.
국가대표 생활의 마침표를 찍는 거라 그런지 동료들도 다들 한마디씩 보태더라고. 후배 김길리는 레전드 언니랑 같이 빙판 위를 비빈 게 영광이었다며 칭찬 릴레이를 펼쳤고, 맏언니 이소연도 옆에서 지켜본 최민정은 성실함 그 자체였다며 앞날을 응원해 줬어. 특히 눈길을 끈 건 한때 좀 껄끄러운 사이였던 심석희와의 투샷이었는데, 심석희가 먼저 입을 열어서 개인전 준비하느라 바빴을 텐데 계주에 진심을 다해줘서 고맙다고, 캡틴으로서 고생 많았다고 훈훈하게 한마디 던지더라고. 수년간 직접 말 섞는 게 처음이라는데 이거 완전 화해의 정석 아니냐고.
사실 이번에 눈물 버튼 제대로 눌린 건 최민정 어머니의 편지였어. 비행기 안에서 읽어보라고 주신 편지에 “성적보다 네가 여기까지 온 시간 자체가 금메달이다, 너는 이미 엄마 인생의 금메달이다”라고 적혀 있었다는데, 이거 읽고 최민정도 기내에서 폭풍 오열했대. 남들 눈에는 금메달 사냥꾼 국가대표겠지만 엄마 눈에는 그냥 아파도 꾹 참는 내 딸이라는 말이 진짜 심금을 울리더라. 그 따뜻한 응원 덕분에 이번 올림픽도 멘탈 잡고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니까 이제는 무거운 짐 내려놓고 편하게 지냈으면 좋겠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