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상위권 수험생들 사이에서 삼전이나 하이닉스 들어가는 프리패스 티켓을 쿨하게 버리는 게 유행인가 봄. 연세대랑 고려대에 있는 대기업 취업 보장 계약학과 합격하고도 나 안 가요 시전하고 탈주한 인원이 무려 144명임. 작년보다 40퍼센트나 늘었는데, 모집 정원보다 도망간 사람이 더 많은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어.
특히 SK하이닉스랑 연결된 고려대 반도체공학과는 15명 뽑는데 37명이 런했음. 충원 합격자들까지 줄줄이 소세지로 빠져나갔다는 소린데, 이 정도면 학과 강의실이 아니라 그냥 환승 플랫폼 수준임. 삼성전자 연계 학과들도 상황은 비슷해서 정원 대비 176퍼센트가 짐 싸서 나갔어. 대기업 사원증보다 더 달달한 게 있다는 뜻이지.
범인은 역시나 서울대 간판 아니면 의치한약수 라인임. 특정 기업에 귀속되는 것보다 서울대라는 타이틀이 더 끌리거나, 아니면 아예 전문직 테크 타서 인생 탄탄대로 달리겠다는 계산인 거지. 기업 실적 좋아졌다고 아무리 꼬셔봐야 수험생들 눈에는 흰 가운 입고 진료 보는 게 훨씬 가성비 좋아 보이나 봐.
취업 전쟁 시대에 남들은 못 가서 안달인 자리를 시원하게 발로 차고 나가는 패기가 거의 상남자급임. 이건 뭐 문 열고 들어오자마자 반대쪽 창문으로 뛰어내리는 수준이라 보는 사람도 정신이 아득해짐. 앞으로 의대 정원 관련해서 변화도 많을 텐데, 이 탈주 릴레이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지켜보는 것도 관전 포인트가 될 듯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