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에서 간만에 신축 아파트 나온다고 하니까 다들 눈 돌아가서 불나방처럼 달려들었거든. 1순위 청약 경쟁률이 51대 1을 찍으면서 역시 분당 화력 어디 안 간다 싶었지. 근데 막상 계약서에 도장 찍을 시간이 오니까 당첨자 10명 중 6명이 그대로 짐 싸서 도망가는 사태가 터졌어. 총 84가구 중에 50가구가 주인 못 찾고 다시 무순위 청약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니까 진짜 눈치 싸움 레전드 찍은 거지.
이유는 아주 명확해. 국평 84제곱미터 분양가가 무려 21억 8천만 원인데, 이게 주변 아파트 시세보다 5억 원이나 비싸거든. 아무리 강남 옆동네 분당 신축이라지만 가격이 안드로메다로 가버리니까 사람들 심리적 저항선이 박살 난 거야. 로또 청약인 줄 알고 싱글벙글 들어갔다가 알고 보니 내 통장 영혼까지 털어가는 압류 딱지나 다름없었던 셈이지. 가격 보고 “이건 좀 아니지 않나” 싶어서 다들 손절각 제대로 잡은 거야.
여기에 정부의 대출 규제 빔까지 정통으로 맞았어. 15억 넘는 집은 대출이 꼴랑 4억밖에 안 나오는데, 그럼 생돈 17억 원 넘는 돈을 현찰로 들고 있어야 하잖아? 웬만한 금수저 아니면 엄두도 못 낼 금액이라 “아, 이건 내 집이 아니구나” 하고 다들 정신 차리고 빤스런 한 거지. 용인 수지도 비슷한 상황이라는데, 요즘 건설사들이 분양가 배짱으로 부르다가 무순위 청약 늪에 빠지는 게 유행인가 봐. 분당 신축 타이틀도 살벌한 가격 앞에서는 무릎 꿇는 게 요즘 국룰인가 보네. 결국 내 집 마련의 꿈은 다시 저 멀리 안드로메다로 날아갔다고 보면 돼. 다음 생에는 꼭 재벌 3세로 태어나야 이 아파트 현찰로 지를 수 있을 것 같아.

